제150화 그가 나타나지 않기를
고광진이 껄껄 웃으며 딱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 네가 알리는 거로 해라.”
“그러면 아버님, 어머님께 전화해서 저녁에 집으로 초대할게요. 재이가 좋아하는 케이크도 시켰는데 잠깐 가지러 나갔다 올게요.”
“그래. 가봐.”
고광진이 기뻐하는 고은찬의 모습에 손을 저으며 웃었다. 드디어 마음을 다잡고 결혼하겠다는 데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고태겸의 결혼을 바랐다. 조카도 결혼한다는데 고겸태는 서른이 다 되는 나이에 아직 좋아하는 여자도 없으니 말이다. 살짝 초조해진 고광진이 몰래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다 문득 저번에 친구가 고겸태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던 게 떠올라 언제 한번 선 자리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본가에서 나와 차에 오른 고은찬이 심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님, 저녁에 어머님과 함께 본가로 초대하고 싶은데 혹시 시간 되시나요?”
전화를 받은 심호가 통쾌하게 대답했다.
“시간이야 있지. 재이와의 결혼을 위해서 그러는 거야?”
마지막 말은 떠보는 거나 다름없었다.
“네. 연말이 다가오기 전에 재이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아버님, 어머님께서도 언제가 좋을지 한번 봐주세요. 결혼식에 대한 요구도 함께 토론하는 게 좋겠어요.”
“요구는 무슨. 네가 재이랑 알콩달콩 잘살면 되는 거지.”
심호의 목소리에서 흥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때 고은찬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지더니 잠깐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아버님,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요.”
“그게 뭐든 말만 해.”
“재이와 미처 풀지 못한 오해가 있는데 오늘 저녁에 나타나지 않을까 봐 걱정이에요...”
심호는 고은찬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알고 이렇게 약속했다.
“은찬아, 그건 걱정하지 마. 재이 꼭 잘 타일러서 너희 어머님과 함께 데리고 갈게.”
고은찬은 그제야 한시름 놓은 듯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면 부탁 좀 드릴게요.”
“곧 가족이 될 사이에 고맙긴.”
“네. 그러면 일 보세요.”
전화를 끊은 고은찬이 고태겸의 번호를 찾아내 한참 들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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