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불만
“흥, 너야 뭐든 신경 안 쓰지. 지금 네 머릿속은 온통 심재이 뿐이잖아. 도대체 그 애가 뭐가 그리 좋은지 모르겠네.”
“엄마!”
고은찬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알았어, 더는 말하지 않을게. 어차피 너는 내 말은 듣지도 않을 거니.”
임미연은 그의 표정을 보고 속으로는 불쾌했지만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아무튼 심재이가 시집오면 반드시 예절부터 가르쳐야겠어. 그 애가 너무 건방지게 굴다가 나중에 내 머리 위에 올라타면 어떻게 해.”
잠시 후 심호가 가족들을 데리고 고씨 가문 본가에 도착했다.
고은찬이 발소리에 고개를 들자 윤가영 곁에 선 심재이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
그녀는 화이트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부드러운 시폰 소재의 옷자락이 우아한 허리 라인을 감싸며 발목까지 흘러내려 산들바람에 살랑거렸다. 은은한 데일리 메이크업에 눈썹은 먼 산의 능선처럼 우아하게 휘어졌고 입술은 벚꽃 송이처럼 생기 있게 물들어 있었다. 조각 같은 얼굴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검은 긴 머리는 큰 웨이브로 물려 청순함 속에 은은한 관능미를 풍기고 있었다.
평소에는 민낯을 선호하던 심재이는 평소에도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는데 오늘처럼 꼼꼼하게 차려입자 그녀의 청량한 기품과 어우러져 마치 인간 세상에 내려온 선녀 같았다.
고은찬은 재빨리 다가가 먼저 심호와 윤가영에게 인사를 건넨 뒤 심재이 곁으로 가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심재이는 그보다 한발 앞서 양손으로 윤가영의 팔을 끌어안았다. 그러자 그는 허공에 손을 뻗은 채 굳어버렸다.
그녀의 냉담한 옆얼굴을 보며 그의 눈동자에 한 줄기 슬픔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감정을 추스르며 말을 이었다.
“아버님, 어머님, 안으로 들어오세요.”
“그래, 알았어.”
심호는 고개를 끄덕인 후 돌아서며 심재이에게 경고의 의미가 담긴 눈빛을 날렸다.
거실에 들어서자 임미연은 심재이를 보자마자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심재이가 그녀를 부르며 인사할 때도 띄엄띄엄 대답할 뿐이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