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화 결혼하지 않을거야
심호는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허락하지! 은찬이 너는 잘 생기고 능력도 출중하니, 우리는 모두 만족해. 재이를 너에게 맡기면 우리도 안심돼.”
“감사합니다. 아버님.”
고은찬은 인사를 마친 후 옆에 앉은 심재이를 바라보며 한걸음 물러서더니 오래전 준비해 둔 반지 상자를 꺼내 들고 무릎을 꿇으며 속삭였다.
“재이야, 나랑 결혼해 줘.”
심재이는 고개를 숙여 그가 높이 치켜든 반지를 바라보았다. 비둘기알만 한 다이아몬드가 조명 아래에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시선을 고은찬이 메고 있던 넥타이로 옮긴 순간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내가 직접 디자인해 맞춘 너의 생일 선물이었는데, 받자마자 던져 버리고 한 번도 하지 않더니, 오늘은 하고 왔네.’
고은찬의 얼굴에는 기대가 섞인 다정함이 흐르고 있었다.
심재이의 눈가에 아쉬움이 스쳤다.
‘너무 늦었어.’
비록 이 순간만큼은 고은찬이 진심일지도 모르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회복될 수 없을 만큼 산산조각 나 있었다.
심재이가 아무 반응이 없자 초조해진 심호는 맞은편에 앉은 임미연의 불만 섞인 표정을 보고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재이가 기뻐서 넋이 나갔나 봐요. 재이야, 얼른 은찬이의 청혼을 받아주고 은찬이를 일어나게 해.”
그는 심재이를 다그쳤다.
옆에 있던 윤가영은 딸의 망설임을 알아채고 마음이 아파했지만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입술을 깨문 심재이는 속으로 치열한 갈등이 일고 있었다.
‘오늘 승낙하면 심호 그 인간은 계속 엄마를 인질 삼아 나를 협박할 거야. 그러나 거절하면 엄마가 다치실 거야.”
고은찬은 그녀 눈동자 속의 갈등과 거부감을 읽어내고 가슴이 찔린 듯 아팠지만 그녀에게 다시 약속했다.
“재이야, 너를 소중히 여기고 아낄게. 다시는 상처 주지 않을 테니 내 아내가 되어줘.”
“재이는 너랑 결혼하지 않을 거야.”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오더니 고태겸이 밖에서 걸어들어왔다. 깔끔한 검은색 정장은 그의 날렵한 체형을 더 부각했고 냉철한 얼굴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품격이 주변을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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