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화 비방
“엄마, 삼촌께 전화하지 않은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고은찬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어머니가 고태겸을 자극해 그날 호텔에서 있었던 일이 폭로될까 봐 두려운 눈치였다.
그는 고태겸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저 연말 전에 재이와 결혼할 예정이에요. 삼촌의 축복을 받고 싶어요.”
“축복해 주지 않을 거야.”
고태겸의 목소리는 옥석이 땅에 떨어지는 듯 청량하면서도 낮았다.
고은찬의 얼굴빛이 변했다.
임미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
“아버님, 태겸이 하는 말 좀 들어보세요! 친조카가 결혼하는데 축복조차 해주지 않는다는데요.”
고광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평소 사리에 밝고 침착한 고태겸이 이렇게 충동적으로 나오니 의아해했다.
“태겸아, 은찬이가 전화를 안 한 건 잘못이지만 축복해 줄 건 축복해 줘야지.”
고태겸은 싸늘한 표정으로 비웃듯 말했다.
“무엇을 축복한다는 거예요? 이미 헤어졌는데.”
그가 말을 마치자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충격에 휩싸였다.
얼굴이 창백해진 고은찬은 반지 케이스를 꽉 쥐었다.
고광진이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
“은찬아, 이게 무슨 일이야?”
고은찬이 억지로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삼촌이 오해하신 거예요. 저희는 헤어진 적이 없어요. 잠시 오해가 있었을 뿐인데 지금은 다 풀렸어요. 재이에게 물어 보세요. 저희 화해했어요.”
고광진은 심재이를 바라보며 온화하게 물었다.
“재이야, 할아버지에게 말해봐, 은찬이와 헤어졌어?”
“삼촌, 두 아이는 사이가 좋아요. 게다가 젊은이들 사이에 작은 다툼은 흔한 일이에요. 고 대표님이 잘못 알고 계신 거예요.”
심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끼어들었다.
고광진은 그를 전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엄숙하게 재차 물었다.
“재이야, 할아버지는 너한테 직접 듣고 싶어.”
얼굴이 굳어진 심호는 위협이 담긴 시선으로 심재이를 바라보았다.
고은찬은 심재이의 손을 잡으며 다정하게 속삭였다.
“재이야, 어머님 아버님 앞에서 말해줘. 우리 잘 지내고 있잖아?”
그는 일부러 어머님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심재이가 고은찬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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