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결혼 약속
고은찬도 주먹을 꽉 말아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제가 틀린 말 했습니까?”
고태겸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웃고 있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오히려 삼촌이라서 더 심한 말은 안 했습니다만?”
“뭐라고?”
임미연은 분노가 치솟는 것을 느끼며 주먹을 덜덜 떨었다.
“고태겸, 네가 어떻게...!”
“그만!”
그때 고광진이 큰소리로 외치며 임미연의 입을 막았다.
임미연은 하고 싶은 말이 한가득했지만 고광진의 기세에 눌려 그저 고태겸을 노려보기만 했다.
반면 고태겸은 그녀가 노려보든 말든 기다란 다리를 꼬며 여유롭게 차를 마셨다.
그 모습에 임미연은 더 약이 올랐다.
고광진은 고태겸 쪽을 한번 봤다가 이내 다시 시선을 고은찬에게 고정했다.
“태겸이가 말을 좀 심하게 하긴 했어도 일리가 없는 말을 한 건 아니야.”
“아버님!”
임미연이 씩씩거리며 뭐라 반박하려는데 고광진이 다시금 그녀의 말을 잘라버렸다.
“은찬이는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라 어엿한 성인이야. 어른이면 어른답게 해도 되는 짓과 안되는 짓을 구분할 줄 알아야지.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가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거면 아이와 다를 게 뭐냐.”
임미연은 표독스러운 두 눈을 숨기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망할 노인네, 일리가 있기는 무슨! 그냥 어떻게 해서든지 고태겸을 싸고돌고 싶은 거잖아!’
사실 그녀는 고태겸뿐만이 아니라 심재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재이는 단지 얼굴만 예쁠 뿐이었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더 좋은 집의 아이와 자기 아들을 엮어주고 싶지만 하필이면 심재이가 고광진의 눈에 들어버렸다.
만약 심재이의 할아버지와 고광진이 그저 그런 사이였으면 아이들이 어릴 때 결혼 약속 같은 건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임미연은 지금도 여전히 자기 아들이 훨씬 더 아깝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광진은 주먹을 꽉 쥔 채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임미연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고태훈도 그렇고 그 아내인 임미연도 그렇고 두 사람 모두 큰일을 할 그릇은 못 됐다.
“형수님께서 그렇게도 심재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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