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그리운 사람
고광진은 고은찬의 말에 그제야 분노가 조금 가시는 듯했다.
하지만 임미연은 여전히 불만 가득한 표정이었고 이에 그는 엄숙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네가 재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안다. 집안으로 보나 뭐로 보나 은찬이한테 어울리는 짝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하지만 그게 바로 네가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증거다. 재이는 내가 인정한 아이야. 굳이 은찬이랑 둘 중에 더 아까운 애를 꼽으라고 하면 나는 망설임 없이 재이라고 답할 거다. 재이는 내가 인정한 손주며느리니까 허튼 소리해서 애 마음 상하게 하지 마라. 그리고 앞으로는 나와 재이를 동일시하는 게 좋을 거다. 즉, 재이를 깎아내리는 건 나를 깎아내리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소리겠지.”
고광진의 단호한 말에 임미연은 몸을 움찔 떨었다.
“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재이가 우리 집에 시집오면 저희가 친딸처럼 예뻐할게요.”
고태훈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임미연을 툭툭 건드렸다.
이에 임미연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럴게요. 사실 은찬이만 좋으면 됐죠.”
“그러고 보니 이제 슬슬 결혼 얘기를 나눌 때도 됐지. 태훈이 너, 심씨 가문 쪽에 연락해서 시간과 장소 잡아둬.”
고광진의 목소리가 한결 온화해졌다. 하지만 고태겸의 얼굴은 점점 더 굳어져 갔다.
“네, 아버지. 제가 시간을 맞춰볼게요.”
고태훈은 그렇게 말하며 고광진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시간도 늦었으니 다들 이만 가봐.”
고광진은 볼일을 마쳤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그 말에 고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고태겸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는데 고광진이 대뜸 그를 잡아 세웠다.
“태겸아, 네 방을 깨끗이 청소해두라고 했다. 그러니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지 않겠니?”
“잠자리 바뀌면 불편해서요.”
고태겸은 빠르게 거절하고는 우산을 들고 현관문을 나섰다.
고광진은 닫힌 문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볼 땐 어때? 아직도 나한테 화가 다 안 풀린 것 같지?”
그의 말에 집사가 앞으로 한발 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