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알레르기
강주영은 고태겸을 몇 초간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재이가 그간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잘 몰라. 하지만 태겸이 네가 이해심이 넓고 믿을 수 있는 아이라는 건 알아.”
고태겸의 눈빛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 시각, 심재이는 주방에서는 채소와 해산물을 깨끗하게 씻고 있었다.
강주영은 어제 막 퇴원한 몸이었기에 느끼한 것보다는 채소나 해산물이 메인인 담백한 음식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재이 오랜만이네? 그동안은 왜 안 왔어? 보고 싶었는데.”
주방 이모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저도 이모님 보고 싶었어요. 그간 찾아오지 않았던 건... 교수님을 화나게 해서 볼 낯이 없어서요.”
심재이가 쓰게 웃었다.
“그래? 너한테 화난 것 치곤 식사할 때마다 늘 네가 해줬던 음식 얘기를 하던걸? 그리고 피아노 앞에 있으면 나를 불러다 네가 얼마나 열심히 했고 잘했는지 몇 시간을 내리 수다를 떨었었어. 나보다 더 보고 싶어 했다니까?”
심재이는 그 말에 또다시 코가 시큰해졌다.
“그런 분한테 제가 정말 몹쓸 짓을 했네요...”
“다 지난 일이잖아. 젊을 때는 원래 이런저런 실수를 하고 그러는 거야. 이건 비밀인데 나는 지금도 실수해. 그렇게도 자주 했던 요리인데도 설탕이랑 소금을 헷갈려서 요리를 망쳐버렸어.”
주방 이모는 일부러 과장하며 심재이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 덕에 주방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요리를 완성해냈다. 전부 다 강주영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심재이는 새우가 들어간 죽을 그릇에 덜어 강주영에게 건네주었다.
강주영은 냄새로 먼저 음미한 후 숟가락으로 한입 크게 떴다.
“어머, 어쩜 요리 솜씨가 점점 더 좋아져?”
강주영이 눈을 반짝이며 칭찬했다.
심재이는 기분 좋은 듯 배시시 웃더니 한 그릇 더 떠 이번에는 고태겸에게 건네주었다.
“아, 태겸이는 새우 알레르기 때문에 못 먹어.”
심재이가 그릇을 내려놓자마자 강주영이 말했다.
“죄송해요, 삼촌. 몰랐어요.”
강주영의 입맛만 신경 쓰느라 고태겸이 뭘 싫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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