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바보 같은 남자
“이번에도 밥을 살까요? 아니지.”
심재이는 자기가 말하고 금방 고개를 저었다.
“또 이상한 말을 하면서 삼촌이 계산하려고 할 테니까 다른 거로 하는 게 좋겠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심재이는 직접 고태겸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삼촌은 제가 어떻게 보답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말에 고태겸은 발걸음을 우뚝 멈추고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잔잔한 호수 같은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그 눈동자에 빠져버릴 것만 같았다.
심재이는 그 생각에 얼른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그때, 고태겸이 갑자기 그녀의 얼굴을 향해 허리를 숙여왔다. 깜짝 놀란 심재이는 눈이 동그랗게 커진 채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세게 움직인 탓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고태겸의 뺨을 쓸었다. 샴푸 냄새와 심재이의 체향이 그의 코를 간지럽혔다.
고태겸은 빨개진 얼굴의 심재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다시 원위치 시켜주었다. 차가운 손이 볼을 살짝 스쳤을 때 심재이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심장이 두근대고 얼굴은 터질 것 같았다.
“뭐, 뭐 하시는 거예요?”
심재이는 많이 당황한 건지 말을 다 더듬었다. 그런데 말을 마친 순간, 눈앞에 웬 나뭇잎 하나가 나타났다.
“머리 위에 나뭇잎이 떨어졌길래 치워주려고 한 건데 얼굴은 왜 빨개졌지?”
심재이는 장난기 어린 남자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고서야 그가 지금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삼촌!”
심재이는 볼을 부풀린 채 고태겸을 노려보더니 이내 씩씩거리며 차량으로 걸어갔다.
고태겸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소리 내 웃었다.
차에 올라탄 심재이는 일단 안전벨트부터 당겨보았다. 하지만 역시 예상했던 대로 당겨지지 않았다. 몇 시간 전의 장면을 되풀이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그녀는 고태겸이 차에 타자마자 대신 해달라고 요구했다.
고태겸은 그 말에 다시금 미소를 지었다. 역시 같은 수작에 두 번 당할 애가 아니었다.
심재이는 아주 쉽게 안전벨트를 당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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