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집착의 끝
‘또 시작이네...’
고은찬의 말투와 태도는 적반하장으로 마치 잘못한 사람이 심재이인 것처럼 몰아붙이고 있었다.
‘다른 여자랑 선 그어야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잘못한 쪽은 너야, 고은찬.’
심재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고은찬, 넌 정말 유치해. 처음부터 끝까지 네가 뭘 잘못했는지조차 모르고 있잖아. 넌 나한테 가장 기본적인 존중조차 해준 적 없어. 너도 네 주변 사람들도 모두 나를 그냥 네 기분이나 맞춰주는 호구로 여겼고, 술자리 안줏거리 점도로 생각하고 막대했잖아.”
그 말에 고은찬의 입꼬리에 걸려 있던 미소가 싸늘하게 사라졌다. 한동안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더듬거리며 답했다.
“그, 그건 장난이었어... 네가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어.”
“장난?”
심재이가 말을 끊고 비웃듯 반문했다. 그리고 눈가가 눈에 띄게 붉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여? 왜 그런 취급을 받아야 했던 건데?”
고은찬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당황한 기색이 드러났지만, 그는 애써 진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그런 일 없게 할게. 다시는 너한테 상처 주지 않을게. 내가 조심할게...”
심재이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앞으로? 그런 건 없어.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으니까.”
그의 마음 한쪽에 죄책감이 스며들려는 순간, 거실 한쪽 옷걸이에 걸려 있는 남자용 정장 재킷이 눈에 들어왔다.
고은찬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심재이, 갑자기 이렇게 차갑게 변한 이유... 너 남자 생겼어? 다른 놈한테 갈아탄 거야? 솔직히 말해봐!”
심재이는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고태겸이 날이 쌀쌀하다며 빌려줬던 재킷이 눈에 들어오자 눈빛이 흔들렸다.
고은찬은 그녀의 그 미세한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가 당황한 표정이 스치자, 그의 심장은 그대로 가라앉았다.
“문 열어주지 않으려고 한 것도 다 그 남자 때문이지? 혹시 집 안에 숨겨둔 거야?비켜, 그 새끼 어디 있는지 당장 찾아낼 거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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