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그날의 아픈 기억
“세 사람은 가족이겠죠. 하지만 저는 거기 끼어들 생각 추호도 없어요.”
“재이야, 그런 말 하지 마... 그런 게 아니야...”
윤가영이 다급히 해명하려 했지만, 심재이가 쏟아낸 질문들에 차마 반박할 수 없었다,
“아니라고요? 그럼 대답해 보세요. 왜 심서진은 태어나자마자 부모님 사랑을 받으며 자랐는데, 저는 왜 태어나자마자 버려졌죠? 왜 제 아버지란 사람은 단 한 번도 저를 딸로 인정하지 않았죠? 왜 서진이 생일엔 매년 선물을 챙기면서, 제 생일은 아무도 기억조차 못 해요? 겨우 열흘 차이인데도요.”
감정이 격해지면서 그녀의 눈가가 붉어졌다.
윤가영은 딸의 눈빛을 외면하지 못했다. 하지만 목이 꽉 막힌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방 안은 숨조차 내기 조심스러울 만큼 조용해졌다.
심재이는 고개를 들어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간신히 삼켰다.
“여섯 살 때부터 알았어요. 난...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였다는 걸.”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에게 미움을 받는 아이가 있을까.
그러나 심재이에게는 그게 ‘현실’이었다.
그녀가 태어났을 무렵, 에스테크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었고, 심호는 교통사고까지 당해 두 다리를 잃을 뻔했다.
심호는 무속인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이 아이는 액운의 근원입니다. 아버지와 명이 상극이라 곁에 두고 같이 살면 두 사람 모두에게 재앙이 따를 겁니다.”
심호는 그 말을 믿었다.
그리고 추운 겨울날 눈이 쌓인 대문 앞에 아직 두 달도 안 된 아기를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산후조리도 끝나지 않은 윤가영은 무릎 꿇고 울며 애원했지만, 심호의 얼굴에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다.
그때, 심석훈이 나타났다.
그는 분노로 아들을 꾸짖으며 무당이 사기꾼이라고 일갈했지만 심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게 심재이는 심석훈을 따라 본가로 오게 되었고 이름 ‘재이’ 역시 할아버지 심석훈이 직접 지어주었다. ‘존재만으로 기쁨이 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는 뜻이었다.
어린 시절의 심재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부모의 사랑을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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