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믿었던 엄마의 배신
“네 부모님도, 네 동생도 전부 너를 나한테 시집보내고 싶어서 안달인 거 알지? 걱정하지 마. 그 바람대로 꼭 너를 내 신부로 만들어 줄게.”
고은찬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 그리고 눈빛에는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
“그렇게 기어코 너를 내 신부로 만들어서 매일 눈앞에서 심장이 찢어지게 만들 거야. 네 눈앞에서 다른 여자들에게 웃어주며... 너를 무시하고 짓밟을 거야. 넌 내가 만든 감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고은찬은 이를 악물며 말을 마친 뒤, 문을 거칠게 열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심재이는 힘없이 눈을 감았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밀려오는 쓰라림이 그녀를 짓눌렀다.
“은찬아, 무슨 일이야? 설마 재이가 쓸데없는 소리라도 한 거야?”
심호는 고은찬이 싸늘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오는 걸 보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
하지만 고은찬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곧장 심씨 가문 사람들을 등지고 떠났다.
윤가영은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심호가 그를 뒤따라 나가는 걸 보자, 급히 계단을 올라 심재이를 찾았다.
“재이야, 괜찮아?”
얼굴이 사색이 된 딸을 본 그녀는 다급하게 묻고는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심재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엄마, 내 핸드폰으로 고은찬한테 문자 보낸 사람... 엄마야?”
윤가영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녀는 미처 대답하지 못한 채 고개를 돌리며 한숨을 삼켰다.
심재이는 그런 엄마의 손을 꽉 잡았다.
“엄마, 나 좀 봐. 내 핸드폰 비밀번호 아는 사람 엄마밖에 없잖아. 왜 그런 거야?”
윤가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변명할 말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심재이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머리가 어지럽고 정신이 흐려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어제 엄마가 준 우유가 문제였던 거지? 그 우유에 수면제 탄 거 맞지?”
“똑똑하네, 심재이. 하지만 엄마 덕분에 진실이 드러났지. 우리한테는 다시 잘해보겠다고 해놓고 뒤에서 몰래 은찬이 형 번호까지 다 지우고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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