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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늦어서 미안해

작열하는 햇살이 피부를 파고들었지만, 그 뜨거움조차 그녀의 지친 마음을 데우지는 못했다. 눈앞에는 삼거리 하나가 뿌옇게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조금만 더... 저기까지만 가면 택시를 잡을 수 있어.’ 하지만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데다가 창문에 매듭진 침대 시트를 잡고 탈출하며 힘을 다 써버렸던 탓에 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오랫동안 걸은 끝에 전신이 탈진한 듯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고 시야는 점점 흐릿해졌다. ‘심재이... 버텨야 해. 여기서 쓰러지면 안 돼...’ 스스로를 다그치며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이내 숨이 턱 막히는 듯했고 눈앞이 하얗게 흐려졌다. 마침 신호 대기 중이던 고태겸의 눈이 무언가에 사로잡히듯 커졌다. 몇 초 후, 그는 브레이크를 급히 밟고 차 문을 열고 뛰었다. 심재이의 눈에 어렴풋이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는 게 보였지만 얼굴은 희미하게만 보일 뿐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이내 다리가 풀리듯 무너져 내렸다. 심재이가 바닥으로 쓰러지는 찰나 고태겸이 본능적으로 두 팔을 뻗어 그녀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바닥으로 고꾸라진 심재이를 부축했다. “재이야...” 그는 낮고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한 손으론 그녀의 젖은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입술을 떼었다. “미안해, 너무 늦었지...” 심재이는 그에게서 익숙한 우디 계열 향이 느껴지자, 긴장으로 굳어 있던 몸이 그제야 조금 이완되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그의 팔을 잡고 힘겹게 말했다. “삼촌... 연락처 지운 거, 정말 제가 한 거 아니에요...” “응, 나도 알아. 넌 그럴 애 아니니까.” 고태겸이 쓰러져가는 심재이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확신에 찬 말을 남겼다. 심재이는 그의 말에 힘없이 웃었다.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이 뺨을 따라 또르르 흘러내렸다. “삼촌... 발목이... 너무 아파...” 손등 위에 그녀의 눈물이 닿자, 고태겸은 마음속까지 저렸다. 그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었고 목젖이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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