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내 인생, 내가 정해
“재이야...”
조아린은 마음 깊이 아파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곧바로 티슈를 꺼내 심재이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투명한 눈물방울이 그녀의 얼굴선을 타고 흘렀다. 마치 유리 인형에 금이 간 듯, 위태롭고도 애틋했다.
그 모습에 조아린은 가슴이 저릿하게 아팠다.
심재이는 티슈를 건네받고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는 늘 심호를 무서워했어. 내가 아무리 그에게서 벗어나라고 해도 엄마는 그저 날 보며 말했어. ‘이게 내 운명이야. 난 네 아빠도 서진이도 떠날 수 없어.’ 답답했지만... 이해는 됐어.”
그녀의 눈빛은 슬프면서도 어딘가 담담했다.
“우리 엄마는 집안 형편이 많이 안 좋았거든. 그래서 어릴 때부터 자신감도 없고 늘 눈치 보고 위축돼 있었어. 그러다 그 인간을 만났는데, 가문은 좋았지만 언제나 자기중심적이었어. 처음에는 엄마한테 반했는지 먼저 쫓아다녔지만 곧 두 사람의 관계는 달라졌어. 엄마는 자격지심에 갇혀 그 사람을 붙잡으려 애썼고 점점 더 자신을 놓아버렸어.”
심재이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오래된 상처를 후벼 파는 듯했다.
“그 인간은 원래부터 사람을 지배하려 들었어. 그러다가 통제할 수 없으면 버리거나 망가뜨리려 했고. 엄마는 그 사람 말에 무조건 따르면서 살아왔고... 그러는 게 너무 오래돼서, 이제는 뭐든 그 사람 뜻을 거스르지 못해.”
‘그래서... 나한테 수면제를 먹이고 몰래 휴대폰을 빼앗을 수 있었던 거야.’
심재이는 그녀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단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원망이 일었다.
‘단 한 번이라도... 날 먼저 생각해 줄 순 없었을까.’
조아린은 조용히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며 속삭였다.
“이모도 힘드셨을 거야... 쉽지 않은 삶이었겠지.”
심재이는 눈을 들어 조아린을 바라보았다. 목이 간질거리는 듯 작게 기침하며 입을 열었다.
“아린아, 나 왜 이번에는 정말로 고은찬과 끝내야겠다고 결심했는지 알아?”
조아린은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바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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