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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익숙한 우디 계열 향

백현우의 ‘현실 자각 조언’을 곱씹으며 고태겸은 곧은 눈썹을 살짝 찌푸린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 밤이 깊었다. 병실에는 심재이 혼자였다. 조아린은 끝까지 함께 있고 싶어 했지만, 심재이는 걱정하지 말고 집에 가서 쉬라며 그녀를 돌려보냈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밤이 깊을수록 더욱 적막했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은 배가 되었다. 심재이는 핸드폰을 집어 들고 음악을 틀었다. 그리고 가방을 열어 이어폰을 찾으려 하던 중 가방 안에서 낯선 물건들이 손에 닿았다. 곱게 포장된 핑크색 상자 하나, 그리고 두툼한 봉투 하나가 들어 있었다. ‘이게 뭐지?’ 심재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가방에서 상자와 봉투를 꺼냈다. 분홍색 포장지를 뜯고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작고 섬세한 별 모양의 목걸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봉투 안에는 오만 원권으로 새로 뽑은 200만 원 현금과 함께 편지 한 장이 접혀 있었다. 그 편지를 펼쳐보자 익숙한 필체가 눈에 들어왔고 심재이는 단번에 윤가영의 필체임을 알아차렸다. “재이야, 생일 축하해. 어느덧 너도 스물다섯이구나. 어엿한 어른이 되었네. 그동안 엄마가 네 곁에 있어 준 시간이 너무 적었지. 무책임한 엄마였어. 너도 엄마를 많이 원망했을 거야. 하지만 재이야, 엄마는 너를 사랑해. 이건 엄마가 지금 줄 수 있는 전부야.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내 사랑스러운 딸, 생일 축하해.” 편지를 끝까지 읽기도 전에 눈물이 차올랐다. 윤가영의 손 글씨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며 잉크가 서서히 번졌다. ‘엄마가... 내 생일을 잊지 않았어...’ 심씨 가문은 부유했지만, 모든 자금은 심호가 관리하고 있었다. 윤가영은 생활비를 타 쓰는 신세라 돈이 없었고 단돈 1,000원도 심호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200만 원에 저 목걸이까지... 엄마가 이 돈을 모으느라 얼마나 애썼을까.’ 그 생각이 미치자, 그녀의 가슴은 더욱 아려왔다. 윤가영에 대한 감정은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복잡함 그 자체였다. ‘차라리 엄마도 심호처럼 아예 나를 사랑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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