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관심

심재이는 어젯밤, 병실 안으로 들어왔던 낯선 환자와 그가 풍기던 차가운 우디 계열 향을 떠올렸다. 그리고 불현듯 한 가지 의심이 떠올랐다. 심재이는 조용히 숨을 고르고 커튼 너머로 간호사가 침구를 정리하는 틈을 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말투는 평온했지만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다. “그 환자분은 벌써 다른 병실로 옮기신 건가요?” “아, 네. 오늘 아침 일찍 옮기셨어요.” 간호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지만, 눈빛에는 불안함이 스쳤다. “제가 간밤에 열이 많이 올라서 혹시라도 불편하게 해드렸을까 봐요. 괜히 민폐였을 것 같아서 죄송하다고 인사라도 드리고 싶은데... 혹시 어디 병실로 옮기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간호사는 순간적으로 눈을 피했다. 아침 회진 때 이미 ‘고 대표님이 어제 병실에 있었다는 사실은 절대 발설하지 말 것’이라는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저는 잘 몰라요. 다른 간호사 선생님이 옮겨드려서요. 병원은 원래 푹 자기 힘든 곳이잖아요. 너무 마음 쓰지 않으셔도 돼요.” 심재이는 그녀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봤고 시선을 피하는 모습에 의심은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네, 푹 쉬세요.” 간호사는 안도한 듯 침구를 챙겨 서둘러 방을 나섰다. 심재이는 그녀가 나가자마자 간병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주머니, 다른 병실 다 꽉 찼나요? 오가며 혹시 보셨나 해서요.” “아니에요. 병원이라는 데가 원래 금방금방 차고 빠지고 하니까요.” 간병인은 물을 따르며 덤덤히 대답했다. 심재이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어제는 분명 병실이 꽉 찼다더니... 오늘은 왜 다들 말을 흐려? 그리고 어느 환자가 단 하룻밤 사이에 그렇게 조용히 나가겠어...’ “재이 씨, 열나고 나면 수분 보충 잘해야 해요. 이거 마셔요.” 간병인은 따뜻한 물을 건넸고 심재이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받아서 들었다. “감사해요.” 그녀는 잔을 들고 천천히 입술을 축였다. 그리고 손바닥 속에 꼭 쥐고 있던 단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