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고자질
“내가 어디가 모자란다고 그래?”
심서진이 씩씩거리며 입을 열었지만 또다시 아픔을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머리가 모자란 것도 포함해야지.”
심재이가 심드렁하게 심서진을 받아쳤다.
분노로 가쁜 숨을 몰아쉬던 심서진이 이를 악물었다.
심재이의 가방 안에 든 칼만 아니었다면 당장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었을 것이다.
“엄마가 말하는 착하고 얌전한 딸은 정말 누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 얘기 같아. 누나 외모에 속은 게 분명하다니까. 그러니까 아빠는 누나를 어렸을 때부터 냉정하고 X 가지도 없는 지독한 애라고 했겠지. 아빠 말 틀린 것 하나 없어.”
심서진의 말에 심재이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그 말이 그저 우습게만 느껴졌다.
“아버지가 너한테 날 어렸을 때부터 냉정하고 X 가지도 없는 지독한 애라고 했다고?”
“응. 넌 원래 그런 인간이잖아.”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단 하루도 날 키워본 적 없었던 사람이야. 태어나자마자 날 눈밭에 던져두고 나 몰라라 했던 인간이 아버지였어. 나보다 더 차갑고 지독하고 무정한 인간이 누군데.”
심재이의 목소리가 점점 더 차가워졌다. 그녀의 눈빛엔 점차 냉기가 서려갔다.
얼굴 여기저기 멍이 든 심서진이 움찔했다.
‘심재이는 아빠가 말했던 것과는 다른 사람인 것 같은데?’
심재이는 태어나던 그 순간부터 선한 아기의 눈이 아니었다고 심호는 얘기했었다. 크면 클수록 성격은 악독해졌고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물론 거짓말은 일상다반사였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심호는 심재이를 싫어했고 또 그녀를 딸로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난 누나 말 안 믿어. 거짓말이잖아.”
누구보다 심호를 신뢰하던 심서진은 잠깐의 의심 후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그 대답에 심재이는 그저 피식,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믿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해.”
심재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병실이 문이 열리고 심호와 윤가영이 함께 들어왔다.
“아들, 괜찮아?”
달려오듯이 심서진의 병실 침대 앞으로 다가온 심호가 걱정 어린 눈빛으로 심서진에게 물었다. 곧 멍 자국으로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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