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그를 안다
그 모습에 음흉한 미소를 지은 소유나가 또다시 고은찬의 잔에 술을 따랐다.
“대표님, 전에 살려주신 거 아직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린 것 같아요. 저 잘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저 때문에 재이 씨와도 헤어지시고 조 대표님과 다투기까지 하셔서 너무 마음이 안 좋아요.”
“하지만 대표님, 저한테 대표님은 세상 누구보다도 좋은 분이세요. 대표님은 아무 잘못도 없으세요. 두 분이 저희 관계를 오해하신 거잖아요. 대표님 마음을 몰라주는 건 그분들이에요.”
나긋한 말투로 입을 연 소유나는 말랑한 눈빛으로 고은찬을 바라보았다. 존경이 가득한 그녀의 말투에 짜증을 조금은 가라앉힌 고은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입술을 살짝 깨문 소유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표님, 전 사실 대표님이 너무 안타까워요. 다른 남자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건 재이 씨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모든 사람이 대표님에게 그 잘못을 덮어씌우고 대표님을 질책하고 오해하고 있어요.”
“대표님 잘못이 아닌데, 대표님이 모든 책임을 지고 계시잖아요. 전 정말이지 재이 씨에게 대표님이 너무 아까운 사람인 것 같아요.”
소유나가 점차 목소리를 높였다.
“그만 해.”
고은찬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에 소유나가 눈시울을 붉혔다. 날개처럼 파르르 떨리는 기다란 속눈썹에 그녀는 유난히 불쌍하고 안쓰러워 보였다.
고은찬이 어두운 눈빛으로 또다시 꿀꺽, 잔을 비우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시간도 늦었는데 집에 가. 다신 클럽엔 오지 말고. 여긴 너랑 안 어울려.”
눈을 굴리던 소유나가 갑자기 손을 들어 고은찬의 허리에 둘렀다. 그녀가 바닥에 꿇어앉은 채 고은찬을 꽉 끌어안았다.
“뭐 하는 거야.”
그에 온몸이 빳빳하게 굳은 고은찬이 미간을 찌푸렸다. 취하긴 했지만 이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고은찬이 소유나를 밀어냈다.
하지만 소유나는 천천히 외투를 벗으며 하얀 목덜미를 드러냈다. 레이스가 달린 흰색 나시만을 입고 있던 탓에 그녀의 몸매가 은근히 드러났다.
고은찬의 눈빛이 더욱 짙어졌다.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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