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질투

“그렇게 살갑게 이름 부르지 마. 우리가 친했었나?” 미간을 찌푸린 강희연의 눈빛엔 심재이를 향한 불만으로 가득했다. “너 내가 없는 동안 우리 집에 가서 엄마한테 용서해 달라고 했다며? 우리 엄마가 마음 약하게 구니까 만만해?” “심재이, 넌 어떻게 하나도 변한 게 없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불쌍한 척. 속셈이 너무 뻔하잖아, 사람 짜증 나게.” “강희연, 말 그딴 식으로 할래? 그런 소리나 할 거면 차라리 그냥 입 꾹 닫고 조용히 있어, 냄새나니까. 너 그것도 공기 오염이야.” 조아린이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하고 강희연을 말을 받아쳤다. 순간 얼굴을 찡그린 강희연이 굳은 표정으로 조아린을 쳐다보았다. “너랑 무슨 상관인데.” “당연히 상관있지. 재이는 내 절친야. 재이를 욕하는 건 날 욕하는 것과 같은 거라고.” “절친?” 강희연이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조아린, 학교 다닐 때부터 심재이 뒤만 졸졸 따라다니더니 몇 년이 지나도 여전하네. 그렇게 따가리 짓하면 행복해?” 차가운 눈빛으로 강희연을 쳐다본 심재이의 입에서 냉랭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강희연.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건 알겠는데, 욕이든 뭐든 나한테만 해. 얼마든지 참아줄 테니까. 하지만 아린이는 건드리지 마. 나한텐 가족 같은 애야. 조아린 건드리는 건, 그게 누구든 안 참아.” “내가 그렇게 거슬리면 네가 얼마나 잘났는지, 대회에서 보여주면 되겠네.” 말을 마친 심재이가 조아린의 손을 잡고 자리를 벗어났다. 멀어지는 심재이의 뒷모습을 보며 강희연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도도하고 거만한 건 달라지지도 않네, 짜증 나게.’ “희연아, 심재이 이젠 피아노 안 친다고 하지 않았어? 왜 다시 대회에 참가한 거야? 게다가 뭔데 저렇게 기고만장한 거야? 너무한 거 아냐?” 강희연의 친구인 주설이 다가와 불퉁하게 입을 열었다. “알 게 뭐야. 남자한테 상처받고 다시 피아노를 치기 위해 돌아온 거라고 들었어. 무슨 수작을 부렸는지 엄마가 마음이 약해지셔서 다시 기회를 주셨더라고. 이번 대회에서 3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