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화장실에서 임지현은 손끝이 차가운 물줄기에 닿자마자 가느다란 손목이 놀랄 만큼 강한 힘에 꽉 잡혔다.
깜짝 놀라 온몸이 굳은 채 홱 고개를 들자 거울에 육현재의 음침한 얼굴이 선명하게 비쳤다. 눈빛에는 사나운 기운이 일렁였고 온몸을 감싼 저기압에 숨이 막힐 듯했다.
“이거 놔! 여기 여자 화장실인데... 누가 들어오면 어떡하려고?”
임지현이 몸부림치자 손끝의 차가움이 혈관을 타고 가슴까지 퍼져 뼛속까지 시린 기분이었다.
“말해봐. 내가 너에게 어떤 벌을 줘야 할까.”
육현재는 손을 놓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녀의 양손을 뒤로 잡아당겨 등 뒤로 꺾어버렸다. 손가락뼈가 꺾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다른 손을 세면대에 쾅 내려놓으니 타일이 둔탁한 소리를 냈다. 남자가 몸을 숙여 다가오자 임지현은 온전히 그의 품에 갇혀 숨 쉴 틈조차 없었다.
입술이 뺨에 거의 닿을 듯했고 따뜻한 숨결이 귀를 스쳤다. 은근슬쩍 귓불을 스치는 입술이 위협적인 공격성을 띠고 있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무슨 벌을 준다는 거야?”
임지현은 이를 악물고 차가운 목소리로 반박했지만 남자의 뜨겁게 달아오른 가슴이 등 뒤에 밀착되자 심장이 점점 더 빠르게 뛰었다.
“잘못한 게 없다고?”
육현재의 목소리가 갑자기 차갑게 변하더니 이를 악문 채 말을 뱉어냈다.
“왜 저 변태 늙은이한테 네 신분을 말하지 않았어? 내 아내라는 걸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워?”
“당신 속내를 어떻게 알고. 내가 남들 앞에서 정체를 밝히는 걸 싫어할 수도 있잖아.”
임지현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등 뒤로 느껴지는 남자의 뜨거운 체온이 옷감을 뚫고 들어와 당황하게 했다.
만약 지금 누군가 들어와서 이 모습을 본다면...
“육현재, 진정해. 난 당신 생각해서...”
“내 생각?”
피 묻은 손수건을 감은 육현재의 손이 갑자기 임지현의 셔츠 깃을 움켜쥐었다. 손수건이 옷감을 스치며 짙은 자국을 남겼다.
손가락 마디에 힘을 주니 단추가 팽팽하게 당겨져 금방이라도 튀어 나갈 것 같았다.
임지현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울먹이며 소리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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