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임지현은 손가락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을 꽉 주어 휴대폰을 잡았다.
“누나, 저 진이섭의 동생 진요섭이에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에는 억지로 친근한 척 꾸미려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
임지현은 이 남자에게 약간의 기억이 있었다. 지난 연회에서 고서원에게 전화를 걸 때 이 남자의 휴대폰을 썼었으니까.
하지만 그가 갑자기 자신에게 연락한 용건이 무엇일까?
“무슨 일이죠?”
그녀의 목소리는 얼음에 잠긴 듯 차가웠다. 감정 하나 실리지 않은 냉담함이 상대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누나, 지난번에 제 휴대폰 찾아주신 거 감사해서요.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어요.”
임지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저도 모르게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육현재를 바라봤다.
그는 고개를 숙여 소매를 정리하고 있었다.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지만 두 눈에는 조용히 관찰하고 있는 기색이 서려 있었다.
겉으로는 무관심한 듯 보였지만 이미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눈빛이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별로 한 것도 없으니까.”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고집스러운 제안이 이어졌다.
“우리 서안 카페에서 만나요.”
임지현은 더 힘을 주어 휴대폰을 꽉 쥐었고 손가락이 점점 하얘졌다.
‘서안 카페라고?’
그곳은 고서원이 예전에 그녀와 자주 만났던 곳이었다. 눈을 감고도 창가 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 만큼 익숙한 곳이었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임지현은 마음 한구석이 움찔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오늘 자신을 부른 사람은 진요섭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어요.”
그녀는 짧게 대답했지만 목소리는 체념한 듯 가라앉아 있었다.
“그럼 오늘 오후로 할까요? 아니면 오전으로 할까요?”
임지현은 대답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휴대폰 가장자리를 쓸어내렸다.
“그럼 오후 네 시에 봐요. 괜찮겠어요?”
“나중에 얘기하죠.”
그녀는 얼버무리듯 말한 뒤 마치 무언가를 피하는 것처럼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제야 육현재가 고개를 들고 무심한 말투로 물었다.
“누구 전화야?”
“진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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