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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아니, 사람이 있었어?” 육현재는 주위를 다시 한번 꼼꼼히 둘러보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 말에 임지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정말로 아침 안개가 너무 짙어서 헛것을 본 걸까? 임지현은 고개를 숙이고 손수건을 꺼내 오빠의 묘비를 닦으려다가 발밑의 흔적에 시선이 멈추었다. 묘비 앞 잔디 위에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은 물 자국이 남아 있었으며 그 옆에는 반쯤 흐릿한 신발 자국 하나가 찍혀 있었다. 신발 자국 가장자리에는 축축한 흙까지 묻어 있었다. 공기 속에는 거의 안개에 씻겨 사라질 만큼 희미하고 옅은 술 냄새까지 감돌고 있었다. 임지현이 잘못 본 게 아니라 방금 분명 누군가 이곳에 다녀간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은 왜 그녀를 피한 걸까? 오빠를 추모하러 왔으면서도 직접 만나 인사조차 하지 않고 임지현이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떠나 버렸다. 혹시 그녀 곁에 다른 사람이 있어서 피한 걸까? 임지현은 묘지 주변의 잡초를 묵묵히 정리하고 있는 육현재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젖은 잔디 위에 조심스레 발을 디디면서 손수건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몸을 낮췄다. 그러고는 묘비에 내려앉은 먼지를 닦기 시작했다. “오빠, 나 왔어.” 임지현의 가볍고도 살짝 잠긴 목소리가 적막한 산마루에 잔잔히 퍼졌다. 그녀의 순면 손수건이 묘비에 새겨진 오빠의 흑백 사진 위를 천천히 스쳤다. 사진 속 청년은 여전히 환하게 웃고 있었으며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 손길을 멈추자 손끝에서 차가운 감촉이 전해지면서 마음속에 수많은 의문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오빠, 방금 오빠를 보러 온 사람은 누구였어? 왜 나를 피한 거야?’ 하산할 즈음 어두운 먹구름이 이미 산등성이를 짓누르듯 내려앉아 하늘빛을 완전히 짓누르고 있었다. 풀과 나무의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오자 가지와 잎사귀가 바스락거렸다. 공기마저 곧 폭우가 쏟아질 듯한 눅눅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얼른 내려가자.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아.” 앞장서 걷던 송준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찌푸린 눈썹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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