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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정오가 가까워졌지만 빗줄기는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없었다. 임지현이 근처에서 식사하자고 제안하자 송준과 육현재 모두 동의했다. 그들은 평판이 괜찮은 한 사설 레스토랑을 골랐다. 룸 안은 따뜻했지만 임지현의 마음속에 드리운 음산함까지 몰아내지는 못했다. 식사 도중 임지현은 잠시라도 숨을 돌리고 싶어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막 룸을 나서는데 복도 끝에서 허리를 잔뜩 굽힌 한 사람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모습은 마치 번개가 눈앞에서 내리친 것처럼 임지현의 마음을 단숨에 움켜쥐었다. 그 사람이다! 오빠의 묘지 앞에서 보았던 바로 그 사람이다! 임지현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본능적으로 그를 향해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상대도 인기척을 느꼈는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빠르게 복도 끝의 한 룸으로 몸을 숨겼다. 임지현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뒤따라가 문을 열었다. 룸 안은 어둑했으며 곰팡내와 타다 남은 듯한 탄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곧 흉측한 얼굴이 임지현의 시야에 그대로 들어왔다. 한쪽 얼굴은 불에 삼켜진 듯 피부가 일그러졌으며 끔찍한 흉터가 반쪽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남은 한쪽 눈은 탁했지만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귀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임지현의 몸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거칠고 차가운 손이 입을 틀어막으며 그녀를 안쪽으로 세게 끌어당겼다. 문이 쾅 하고 닫히면서 바깥의 빛이 완전히 차단됐다. “아가씨, 저예요.” 피비린내가 섞인 듯한 쉰 목소리가 귓가에 거칠게 울렸다. 임지현은 온몸에 힘을 주며 밀쳐 내려 했지만 상대는 이내 손을 놓고 반걸음 물러섰다. 그제야 그녀는 숨을 크게 몰아쉬며 벽 쪽으로 물러나 겨우 몸을 지탱했다. 낯선 목소리였지만 저 굽은 체형은 분명 묘지에서 본 그 사람이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죠?” 떨림을 억누른 채 질문하는 임지현의 목소리에는 날 선 경계가 가득 담겨 있었다. “아가씨, 저는 정원사 서재욱이에요. 못 알아보시겠죠?” 남자의 목소리는 더없이 쉬어 있었으며 한 마디 한 마디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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