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자신들을 바라보던 심해원의 눈빛이 차가웠다는 말을 듣고 한유설은 의아해졌다.
‘설마 나한테 흥미를 잃어버린 걸까? 정말 그렇다면 나쁘지 않은 일이긴 한데...'
3층 녹음실.
한유설은 식사 카트를 밀고 녹음실 문 앞에 멈춰 섰다. 숨을 고른 뒤 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자마자 안에서 우주한의 보조가 바로 문을 열어주었다. 이제 별로 놀라울 일도 아니었다. 별장에는 이런 보조들이 며칠 간격으로 꼭 드나들었으니까.
한유설이 조심스럽게 카트를 밀고 들어섰을 때, 녹음 부스 안에선 마침 우주한이 헤드폰을 쓰고 정열적인 사랑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가 나타나자 그의 시선이 곧바로 따라붙었고,노래하는 목소리에는 마치 그녀만을 향한 듯 짙은 감정이 묻어났다.
그 눈빛과 마주친 순간, 한유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의식하며 서둘러 휴게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휴게실 안에서는 낮고 중후한 남자들의 대화가 새어 나왔다.
한유설이 휴게실 안으로 들어서자, 소파에 앉아 있던 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 심해원, 온시열, 백도운 그리고 두 명의 보조까지.
한유설은 순간적으로 주춤했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척 자연스럽게 고개를 살짝 숙인 채 과일 접시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시선을 애써 피하며 차례로 커피를 따랐다.
특히 그녀 왼편에 앉은 심해원의 시선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의 피부를 훑어 내려왔다. 마치 시선으로 그녀를 맛보는 듯한 그 느낌에 한유설은 자신도 모르게 손끝이 떨렸다. 점심때의 아찔했던 장면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라 마음을 진정하기 어려웠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온시열은 흥미롭다는 듯 몇 번 힐끗거리며 입가에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한유설이 휴게실을 빠져나갈 때조차 그의 시선은 무심한 척 그녀의 뒷모습을 한 번 더 쓸고 지나갔다.
반면 백도운은 그녀가 들어왔을 때 한 번 시선을 준 것이 전부였다. 그녀가 떠날 때조차 더는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한유설은 녹음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와 급히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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