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윤세희에게 어깨를 들이받힌 도우미는 전혀 대비가 없었다. 그녀가 들고 있던 그릇은 손에서 미끄러져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쨍그랑!
값비싼 도자기 그릇이 깨지는 소리에 과일을 손질하던 한유설과 유다정이 깜짝 놀라 동시에 돌아봤다.
막 들어온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새 도우미는 낯선 환경에 잔뜩 주눅 들어 있었는데, 그릇까지 깨뜨리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상류층 저택의 식기가 얼마나 비싼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왜 윤세희와 부딪혔는지도 모른 채 허둥댔다.
당황한 표정이 윤세희에게는 꽤 통쾌했다. 그녀는 오늘 기선 제압이 제대로 통했다고 여겼다.
“앞 좀 보고 다녀요.”
윤세희는 비웃으며 한마디 던지고 팔짱을 낀 채 떠났다.
평소에는 착하고 순수해 보였던 유다정도 이번만큼은 냉담한 얼굴로 시선을 돌린 채 새 도우미의 허둥댐을 못 본 척하고 과일 접시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과일 바에는 눈물을 참는 새 도우미와 한유설만 남았다.
한유설은 떨리는 손으로 조각을 줍는 그녀를 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손질해 둔 과일에 덮개를 씌우고, 물기를 닦은 뒤 구석에 놓인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집어 들었다.
눈물 맺힌 새 도우미가 고개를 들어보니, 늘 말수 적고 존재감 낮은 한유설이 다가오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도움에 그녀는 잠시 굳어버렸다.
한유설은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
“손으로 줍다가는 다칠 수 있어요. 제가 할게요.”
새 도우미는 겁먹은 얼굴로 감사 인사를 하며 빗자루를 받으려 했다. 한유설에게 맡기기에는 미안했던 것이다.
“유설 씨, 제가 할게요.”
그러나 한유설은 이미 조각을 쓸고 있었다. 그녀는 눈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가서 손부터 씻어요. 유리 조각 박히면 아파요.”
새 도우미는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숙였다.
“정말 고마워요.”
‘말수 적은 유설 씨가 제일 좋은 사람이었구나.’
“해장국 한 그릇 끓여 줘요.”
술기운이 스민 낮은 목소리가 두 사람 귀에 들어왔다.
한유설이 손을 멈추고 입구를 바라보니 백도운이 고고한 태도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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