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화
백도운의 차가 꽃집 앞을 벗어나 우회전하더니 이내 길 오른편으로 사라졌다.
꽃집 안에서 점원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한유설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 남자분, 아시는 분이에요?”
한유설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저희 회사 대표님이세요.”
점원의 눈에 부러움이 반짝였다. 백도운은 한때 이름을 날렸던 유명한 연예인이었다. 비록 지금은 연예계를 떠났지만, 그런 그의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일까 생각했다.
“제가 아까 너무 놀라서 사인을 못 받았어요. 혹시 대신 부탁드려도 될까요?”
점원이 백도운의 사진 한 장을 조심스럽게 내밀자, 한유설은 난처한 미소로 손을 저었다.
“저는 그냥 작은 지사 직원이라 대표님을 직접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요. 도와드리기 어렵겠네요.”
점원의 얼굴에 금세 실망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애써 밝게 웃으며 말했다.
“제 잘못이에요. 백도운 씨 얼굴만 보고 있다가 타이밍을 놓쳤네요.”
한유설은 가벼운 미소로 답하고 꽃을 몇 송이 골랐다. 꽃집을 나설 때 점원의 얼굴엔 여전히 진한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한유설은 이 꽃집의 단골이었다. 꽃을 사러 올 때마다 그녀를 맞아주는 사람은 항상 이 점원이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언제가 될지는 장담 못 해요. 어쩌면 설 전일 수도 있고, 더 늦을지도 모르겠고요.”
점원이 기다렸다는 듯 사진을 다시 내밀며 다급히 말했다.
“기다릴 수 있어요! 이 꽃집은 저희 고모가 운영하는 거라 저는 계속 여기 있을 거니까요.”
한유설은 사진을 받아 가방 안쪽 주머니에 넣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어쩌면 저보다 아가씨가 먼저 사장님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실제로 백도운의 외할머니가 이 도시에 살고 있었고, 특히 백합을 좋아해 이 꽃집에서 회사 직원들과 우연히 마주친 적이 두 번이나 있었다. 지난번엔 우 비서였지만 말이다.
점원은 쑥스러운 듯 두 장의 사진을 더 꺼내며 말했다.
“혹시 몰라서요.”
한유설은 웃음이 터졌다. 점원이 얼마나 간절하게 백도운의 사인을 원하고 있는지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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