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화
한유설은 그의 앞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입술만 달싹이며 망설이고 있었다.
“부담 느끼지 않아도 돼요. 오히려 그 일은 내가 유설 씨에게 사과하는 게 맞아요.”
그의 목소리는 다정했고 한유설은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을 둘러싼 억울함을 풀어준 사람이 하필 백도운이라는 건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마침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레스토랑 직원들이 밝은 미소로 두 사람을 맞이했다. 덕분에 한유설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릴 수 있었고 그의 옆에서 직원의 안내를 따라 예약된 자리로 향했다.
자리에 앉으니 창밖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높은 층은 아니었지만 탁 트인 하늘과 푸르게 펼쳐진 호수가 한눈에 들어와 그녀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 주었다.
미리 주문해 둔 것인지 음식이 빠르게 테이블 위로 올려졌다.
“한번 드셔보세요.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백도운의 말에 한유설은 부드러운 스테이크를 한입 베어 물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정말 맛있어요.”
그녀의 환한 미소를 지켜보던 백도운의 눈빛이 한순간 깊어졌다. 그 시선을 느낀 한유설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 급히 고개를 숙이려 했다.
“웃는 게 참 예쁘네요.”
그의 다정한 목소리가 다시 한번 한유설의 가슴을 두드렸다. 그녀는 얼굴이 붉어지는 걸 느끼며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스테이크에만 집중했다.
“과찬이세요.”
최근 그가 자신을 얼마나 세심히 챙겨줬는지 떠올릴수록 마음이 자꾸만 그를 향해 기울어졌다. 식사하는 동안 두 사람은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고요함이 한유설에겐 편안하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주차장으로 내려간 한유설은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앉았다. 한 번이면 우연이라 할 수 있겠지만 두 번째는 분명한 의도였다. 그는 별생각 없이 그럴 수 있어도 그녀 스스로는 지킬 선이 있었다.
“오늘 정말 폐를 많이 끼쳤네요. 식사도 대접받고 이렇게 집까지 바래다주시고...”
백도운은 시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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