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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다시 자리로 돌아온 한유설은 고개를 숙이고 곧바로 일에 몰두했다. 아까 고하정 왜 그렇게 업무에 신경 쓰라고 당부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바로 오늘이 백도운이 사무실을 둘러보는 날이었던 것이다. 한유설은 금세 업무에 빠져들었고 조금 전 그를 마주쳤던 일도 어느새 잊어버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목이 말라 무심코 텀블러를 집으려 고개를 들다 바로 앞 책상 너머로 누군가의 시선과 마주쳤다. 그것도 다름 아닌 백도운이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건지, 그는 말끔한 슈트 차림으로 책상 건너편에서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한유설은 심장이 멎을 듯 놀라 벌떡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아, 안녕하세요, 대표님.” 백도운은 대답 대신 성큼성큼 다가왔다. 가까워질수록 그의 몸에서 은은한 향기가 흘러와 코끝을 간질였다. 그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일을 잘한다면서요.” 한유설은 허둥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칭찬 감사합니다.” 백도운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멀어져 가는 그의 기다란 뒷모습을 보며 한유설은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뛰었지만 곧 이내 그 마음을 지워냈다. 사실 그녀는 오래전부터 그에게 은근히 끌리고 있었다. 하지만 무모한 꿈을 꾸진 않았다. 어차피 자신은 소설 속 악독한 조연이고 그는 완벽한 남자 주인공이었기에 본래 둘 사이엔 얽힐 일이 없었다. 게다가 그가 자신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둘 리 없다는 걸 잘 알기에 잠깐의 설렘도 덧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한유설은 회사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이른 탓인지 로비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다가오던 백도운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그는 통화 중이었음에도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한유설은 급히 시선을 돌리고 도착할 엘리베이터만 기다렸다. 그의 낮고 깊은 음성이 점점 가까워지더니 그녀의 등 뒤에서 멈췄다. 돌아보지 않아도 특유의 강렬한 존재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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