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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한유설은 긴장되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카트를 밀고 우주한의 방 앞에 서서 손을 들어 몇 번 노크했다. “문 안 잠겼습니다.” 이내 방 안에서 우주한의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한유설은 곧장 문을 열고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가능한 행동을 재빨리 하려고 했다. 혹시라도 우주한이 불쾌해할까 봐 더 빨리 방을 나가고 싶었다. 소파에 앉아 있던 우주한은 한유설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마치 그녀를 산 채로 삼켜버릴 듯한 기세였다. 한참 뒤, 우주한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열이 쉬운 사람 아니니까 가깝게 지내지 마세요.” 평소대로 불같이 화내는 대신 이런 말을 먼저 꺼내는 게 한유설에게는 의외였다. 우주한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의아했지만 분명한 건 우주한이 자신보다 온시열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우주한을 바라봤다. 그의 표정은 방금 한 말이 장난이 아니라는 듯 진지했고 진심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온시열이 어떤 사람이든 그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오늘 오전에는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차를 탄 것뿐이다. “우주한 씨가 너무 깊이 생각하신 거예요. 전 일부러 온시열 씨에게 다가간 건 아니에요.” 한유설의 대답에 우주한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대체 왜 어딜 가든 온시열 차만 타고 식사 때마다 꼭 시열이 옆에 서 있는 건데요?” 우주한의 말투는 무심한 듯 들렸지만 듣고 있자니 질투가 묻어나는 듯한 뉘앙스가 드러나 있었다. 한유설은 마지막 채소 샐러드를 식탁 위에 정리한 뒤, 몇 걸음 물러서 식탁과 거리를 뒀다. “그건 제 일이에요. 어느 분을 담당하든 똑같이 합니다.” 우주한은 비웃듯 입꼬리를 씩 올렸다. “제가 보기엔 그게 아닌 것 같던데요.” 그의 말에 한유설은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전 우주한 씨가... 조금 무서워요.” 한유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주한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다시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응시하기만 했다. 그 눈빛에 등줄기가 서늘해진 한유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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