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화
나는 진수혁이 불같이 화를 낼 거로 생각했다. 불과 얼마 전 2천억짜리 사업을 놓쳤는데 이제는 정한수 대표님까지 적으로 돌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진수혁은 그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듣기 좋은, 온화하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나를 위로했다.
“이게 뭐가 대수라고. 내가 직접 정한수 대표를 찾아가서 상황을 설명할게. 나랑 오랫동안 협력해왔으니 그분도 나한테 어느 정도 체면을 줄 거야.”
나는 급히 눈을 떴다.
“아니에요! 삼촌, 이건 제가 저지른 일이니까 제가 처리하게 해주세요.”
“네가?”
“삼촌, 저 못 믿으세요?”
“내가 왜 유나를 믿지 않겠어?”
진수혁이 눈썹을 살짝 실룩이며 매혹적인 기운을 띄었다.
“그럼 맡길게.”
내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왠지 모르게 감동했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렇게 큰일인데도 진수혁은 나를 꾸짖지 않고 오히려 나를 믿어주며 일을 처리하도록 맡겨주었다. .
나는 그대로 진수혁의 품에 안겼다.
“삼촌, 고마워요...”
진수혁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유난히 맑고 듣기 좋은 소리로 웃었다.
“뭐가 고맙다는 거야?”
“이렇게 잘해주셔서요.”
“유나한테 잘해주는 게 당연하지 않아?”
이 말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나는 진수혁과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었다. 진서후와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를 삼촌이라고 부를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나를 친조카처럼 여기며 끝없는 사랑을 베풀고 있었다.
아침 늦게 일어난 데다 이런 일들까지 겹쳐서 나와 진수혁은 회사에 늦게 도착했다.
외출할 때, 나는 다시 한번 까치발을 들고 손을 뻗어 진수혁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그의 감기가 어떤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음, 열은 없네요. 약 꼭 챙겨 드세요.”
이 말을 마치고 난 나는 진수혁의 어두운 눈빛과 마주쳤다. 마치 끝없는 심연 같아서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나는 자기도 모르게 어제 그와 나눴던 열정적인 키스를 떠올렸다. 그때도 그는 이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는데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나 자신이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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