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화
“정 대표님, 기다리겠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나를 반기지 않고 계속 골프를 쳤다. 그 뒤로 몇 번의 샷은 모두 빗나갔다. 그때마다 나는 쪼르르 달려가 공을 주워 와서 두 손으로 공손히 내밀며 환하게 웃었다.
정한수 대표님은 냉담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동안 공을 치고 난 뒤, 그는 물을 마시러 갔고 나는 그대로 그 자리에 서서 기다렸다.
태양이 머리 위에서 내리쬐고 있었고, 뜨거운 햇볕 아래서 몇 번이나 공을 주워 뛰어다닌 탓에 이마에는 땀이 흘렀다. 온몸이 후끈거렸고 강한 햇빛 때문에 시야도 흐릿해졌다.
그때 진수혁이 나타났다. 키가 190이 넘는 그는 흰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가슴 부분에는 내가 직접 수놓은 파란 나비의 날개가 새겨져 있었다. 스타처럼 잘생긴 얼굴은 햇빛에 비쳐 더욱 부드럽고 또렷한 선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순간 눈이 잘못된 게 아닐까 의심했다. 진수혁은 이미 이 일은 나에게 맡긴다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런 그가 여기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수혁이 입을 열었다.
“정한수 대표님!”
그 익숙한 목소리에 나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진수혁이 정말로 왔는데 설마 나를 걱정해서 온 건가 의심했다.
진수혁을 보자 정한수 대표님의 얼굴에 오랜만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진 대표님, 마침 잘 왔어요. 혼자 치니까 좀 심심해서 같이 칠 사람이 필요했거든요.”
진수혁은 내 곁을 지나가며 내 어깨를 가볍게 다독였다. 그의 몸에서는 차갑고도 기분 좋은 눈 내린 숲 같은 시더우드 향이 났다.
그 순간 내 마음과 몸이 묘하게 차분해졌다. 작열하던 태양도 그다지 뜨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나야, 잠깐 가서 쉬어.”
“삼촌...”
“말 들어.”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그늘진 곳으로 가서 쉬었다. 목이 너무 말라서 정한수 대표님의 비서에게 물 한 병을 부탁했다. 정한수 대표님의 비서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물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의자에 앉아 진수혁과 정한수 대표님을 바라봤다.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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