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부모님도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때 윤성희의 핸드폰이 울리며 숨 막히는 정적을 깼다.
발신자를 확인하자마자 화를 내며 벌떡 일어났다.
“언니, 서후 전화예요. 지금 가서 혼내고 올게요. 다녀와서 언니한테 만족할 만한 답변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그러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
“유나야, 너도 잘 생각하고 결정해.”
말을 마친 윤성희는 진태현을 끌고 급히 나갔다.
엄마와 아빠는 내가 속상해할까 봐 화제를 돌렸다.
“유나야, 오늘 저녁에 네가 좋아하는 샤브샤브 먹고 놀이공원에도 가서 신나게 놀자.”
나는 양손으로 턱을 괴고 말했다.
“입맛 없어요.”
엄마가 눈물을 글썽이며 내 손을 잡고 달랬다.
“속상해하지 마. 나중에 네 운명의 남자를 만날 거야.”
나는 얼른 해명했다.
“엄마, 저 속상하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이 녀석, 엄마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울고 싶으면 울어.”
나는 정말로 속상하지 않았다. 지난 생에 이미 진서후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죽어버렸으니까.
다만 이번에 진수혁을 끌어들인 게 좀 미안할 뿐이었다.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엄마 딸이 못생긴 것도 아니고 어릴 때부터 착하고 똑똑했잖아요. 세상에 진서후보다 나은 남자 널리고 널렸어요. 걔가 안 되면 다른 남자 찾으면 되죠. 굳이 저를 배신한 놈한테 매달릴 필요 없어요.”
엄마는 반신반의하며 나를 끌어안았다.
“정말 다행이야. 그렇게 생각해서. 엄마 아빠는 늘 네 옆에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맞은편 집에서 다툼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집은 유난히 조용해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저녁이 돼서야 맞은편 집의 소란이 멈췄다. 층간 소음 때문에 이웃이 문을 두드려 조용히 하라고 했나 보다.
밥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진서후가 보낸 메시지가 와 있었다. 게다가 한두 통이 아니었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궁금해서 메시지를 열어봤다.
[유나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난 인간도 아니야. 진작 너한테 말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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