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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그 후 나는 한다은에게서 업무 교육을 받으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고 눈 깜짝할 사이 퇴근 시간이 됐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정도로 배가 고파 얼른 집에 가서 밥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래층으로 내려오자마자 진수혁과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만약 내가 그냥 가버리면 진수혁이 불같이 화낼 게 뻔했다. 하는 수 없이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내 먼저 밥을 먹으라고 했다. 사무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진수혁은 소파에 걸쳐 있던 외투를 챙기고 있었다. 190cm에 달하는 큰 키,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 엄청난 카리스마와 날카로운 눈매는 상대에서 압박감을 줬고 눈동자가 칠흑처럼 어두워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나를 보자마자 진수혁의 눈매가 부드러워졌다. “도망친 줄 알았는데.” 사실 처음엔 정말 도망쳤었다. 회사 정문까지 갔다가 약속이 떠올라 돌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걸 솔직히 말할 리는 없었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런 일 까먹을 리가 없죠. 석 달 치 밥 한 끼도 안 빠뜨릴게요.” 진수혁이 씩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당연히 이래야지.” 우리는 나란히 회사 밖으로 걸어 나갔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잠깐 우리를 스쳤지만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흘끔 보고 말았다. 다들 내가 새로 들어온 비서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진수혁의 기운이 워낙 강렬해서 옆에 서면 말 한마디 꺼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게다가 다리가 어찌나 긴지, 숨차게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 진수혁이 갑자기 걸음을 늦췄다. 일부러 나를 기다려주는 것 같았다. 조금 놀란 마음에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 진수혁의 이목구비가 아주 정교했고 턱선은 베일 것처럼 완벽했다. 은은한 광택을 띤 입술은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겼다. 그를 몇 번 더 훔쳐보다가 뒤에서 달려오는 차를 미처 보지 못했다. 다행히 진수혁이 재빨리 내 팔을 잡아당겨 품 안으로 끌어당긴 덕에 아무 일이 없었다. 나의 볼이 진수혁의 가슴팍에 닿았고 규칙적인 심장 박동 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왔다.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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