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나는 볼을 어루만지다가 심장이 점점 빨리 뛰는 게 느껴졌다.
상대가 진수혁이라 허름한 식당에 데려갈 수는 없었다. 하여 특별히 고급스러운 해산물 식당을 예약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진수혁이 간판을 올려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온유나, 내가 네 돈을 다 거덜 내면 어쩌려고 여길 데려왔어?”
이곳은 한 끼에 이삼십만 원은 쉽게 넘어가는 곳이었다.
조금 아까웠지만 진수혁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던 터라 허름한 데서 밥을 대접하면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일 것 같았다.
“삼촌만 맛있게 드셔준다면 돈이 얼마나 들든 상관없어요.”
다행히 얼마 전 음악 대회에서 곡 저작권을 팔아 약간의 돈이 생겼다.
진수혁이 나를 곁눈질하며 씩 웃더니 단단한 팔로 내 어깨를 감싸 안으며 방향을 틀었다.
“해산물 말고 만두 먹고 싶어. 근처에 만둣집이 있는데 거기 진짜 맛있어. 거기 가서 먹자.”
만둣집은 입구부터 내부까지 아주 깔끔했고 인테리어도 독특한 멋이 있었다. 사장이 진수혁을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했다.
대화를 들어보니 진수혁은 이 집의 단골이었다.
자리에 앉은 후 사장이 만두 두 접시를 내왔다.
만두가 동글동글한 게 딱 봐도 속이 꽉 찼다. 한 입 베어 물자 육즙이 터지며 입안 가득 풍미가 퍼졌다. 너무 맛있어서 하나 더 입에 넣었다.
그동안 경한시에 살면서 이런 만두 맛집을 몰랐다니.
입안 가득 넣고 맛있게 먹는 나의 모습을 보던 진수혁이 흐뭇하게 웃었고 눈이 다 반짝였다. 회사에서 봤던 차가운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지금의 진수혁은 옆집 오빠처럼 푸근해 보였다.
‘내가 미쳤나. 왜 이런 생각을 해?’
그때 재킷을 입은 한 남자가 다가왔다. 호일펌 머리에 이목구비가 단정하고 세련된 스타일이었다.
그 남자는 주저 없이 자리에 앉더니 나를 몇 번 훑어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 진수혁. 웬일로 예쁜 여자랑 밥을 먹어? 이거 진짜 드문 일인데. 근데 이 아가씨 엄청 순진무구해 보이는데 대학생이지?”
진수혁이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눈살을 살짝 찌푸렸고 목소리도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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