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20화

잠시 울컥했던 마음은 이내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 누릴 수 있는 만남의 시간을 아까운 감상에 젖어 허비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서아야,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게 변한 것 같구나. 아비 처지가 이러니 네 생활도 전보다 힘들어졌을 거다. 아비 말 명심해라. 사람은 평생을 어떻게 단단히 버텨야 하는지를 배우며 살아야 한다. 마침내 반석처럼 견고해질 때까지 말이다.” 15분은 더없이 빠르게 흘러갔다. 송정호가 다시 손목시계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송서아는 아쉬움이 밀려왔지만 송정호의 마음에 짐을 지우고 싶지 않아 애써 감정을 누르고 송정호를 배웅했다. 최애라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송서아를 만류하려 했다. “서아야, 넌 손님들 맞이하고 있거라. 아버지는 내가 배웅할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의 그림자 하나가 둘을 덮쳤다. 김원우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는 먼저 송서아의 손을 잡았다. 송서아의 붉은 옷자락이 눈빛에 반사되었다. “서아야, 우리 함께 아버님 배웅해 드리자.” 송정호는 사위를 번거롭게 만들고 싶지 않아 손사래를 쳤다. “됐네, 됐어. 괜찮네.” 김원우는 기어이 고집을 부렸다. “어찌 괜찮습니까? 적어도 차에 오르시는 건 봐야죠.” 최애라는 연회장 안의 손님들을 난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김원우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어머니, 김씨 가문에 그렇게 까다로운 규율 같은 건 없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김원우가 그렇게 말하니 송정호와 최애라는 그제서야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김원우는 송서아의 손을 잡은 채 송정호와 최애라의 뒤를 따라 걸었다. 이리저리 돌아 연회장 뒷문으로 가니 한적한 구석에 검은 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송서아는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이별의 순간을 좋아하지 않았다. 김원우는 그녀가 애써 이 상황을 피하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하며 나지막이 물었다. “이제 아버님도 차에 오르실 텐데 인사 안 할 거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