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송정호와 최애라가 떠나고 나니 송서아는 온몸이 허전해지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결혼식 이후에는 별다른 번거로운 예식이 남아있지 않았다.
김씨 가문의 하객들은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순간에 모두 사라져 버렸다.
심지어 김태혁과 정연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남은 건 김원우의 몇몇 친구들뿐이었다. 송서아는 조금 어리둥절했다.
“왜 갑자기 다 사라진 거죠? 손님들은 어디 가셨어요?”
그녀는 첫 번째 결혼식 때처럼 저녁 늦게까지 웃는 낯으로 사람들을 맞이해야 할 줄 알았다.
김원우는 슬쩍 송서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김씨 가문 친척들은 부모님이 알아서 접대하실 테니 우리는 그냥 남아있는 친구들만 잘 챙기면 돼.”
송서아는 고개를 들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인원도 많지 않았고 그중 두 사람은 꽤 익숙한 얼굴이었다.
김원우는 송서아를 이끌고 자리에 앉히며 나지막이 일렀다.
“형수님이라고 불러.”
그러자마자 일제히 정돈된 인사가 들려왔다.
“형수님, 안녕하세요!”
송서아는 살짝 놀랐지만 이내 겸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안녕하세요.”
김원우는 친구들을 한 명씩 소개했는데 앞의 두 사람은 그녀도 예전에 본 적이 있는 얼굴들이었다. 유경욱 의사 그리고 그날 김원우와 함께 허름한 집에 갔던 남자, 서현우였다.
김원우는 소개를 다 마치고도 송서아가 혹시나 기억하지 못할까 봐 덧붙이는 듯했다.
“다 기억 못 해도 괜찮아. 어차피 별로 중요한 사람들도 아니니까.”
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야유가 터져 나왔다.
“아이고, 도련님. 마누라 생겼다고 친구를 잊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김원우는 아주 태연한 표정이었다.
“내가 틀린 말 했어? 내 마누라한테 너희들은 원래 중요한 사람이 아니잖아. 너희들을 기억하느라 애쓸 필요는 없잖아?”
그 말 자체는 틀리지 않았으나 듣는 사람들은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김원우에게 꼬투리를 잡거나 따지지 않았다. 모두 그가 원래 직설적인 성격임을 잘 알고 있었고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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