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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연애판에서 줄곧 방탕하게 살아온 그에게, 재벌 2세가 진심을 품는다는 건 애초에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대부분의 재벌 2세들은 감정을 장난처럼 소비할 뿐, 예쁜 여자들이 먼저 달려들어 애정을 퍼붓는 게 일상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무리 중 한 놈이 오히려 절대 마음을 줘선 안 될 상대에게 목을 매는 꼴이라니... 서현우의 속은 묘하게 뒤틀렸다. 젠장, 그 모습조차 허세처럼 보여 더 우습고 더 한심해 보였다. 그리고 그는 은근히 마음속으로 기대했다. ‘봐라, 결국 진심이라는 것도 다 연기였잖아. 이젠 여자보다 일이 더 재미있다고 자기를 위로하겠지?’ 그 순간, 김원우가 차갑게 시선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속내를 내보이지 않았다. 그 마음속 가장 순수한 영역은 이런 불순한 친구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가 매일 아침 회사에 나오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송서아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조금씩, 천천히 둘만의 거리를 좁혀가기 위해서. 서두를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압박을 주면, 그녀가 도망치고 싶어질까 두려웠다. 이건 쉽게 얻어진 인연이 아니었다. 둘의 관계는 느리더라도 단단하게 다져져야 했다. 김원우는 늘 믿고 있었다. 급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는 결코 아름답고 완벽할 수 없다고. 그는 귀찮다는 듯 손목을 들어 시계를 흘끗 보며 말했다. “서현우, 너 곽지민 데리러 가는 거 아니었냐? 비행기 몇 시 도착이지?” 그 한마디에 서현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계를 확인한 그는 벌떡 일어나며 허둥댔다. “아, 젠장! 바로 차 끌고 가야겠다.” 일어서던 그는 문득 떠오른 듯 김원우를 바라봤다. “그런데... 같이 갈래? 곽 변호사가 요즘 네 일 도와준 거 많잖아. 이렇게라도 성의는 보여야 하는 거 아니냐?” 돌아온 건 단칼 같은 거절이었다. “그 정도 신경은 이미 돈으로 해결했어.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어.” 태도는 냉정했다. 김원우에게 곽지민은 데리러 갈 이유조차 없는 존재였다. 서현우는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이해가 안 되네. 같은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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