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화
샴페인 걸들이 어쩔 줄 몰라 허둥지둥하는 사이, 김원우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
“됐어.”
성격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곽지민의 위치를 정확히 포착한 김원우는 유유히 그쪽으로 걸어갔다.
눈짓 한 번에 곽지민 옆에 있던 옷차림 가벼운 샴페인 걸이 눈치껏 자리를 비켜주었다. 김원우는 자연스럽게 곽지민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 광경에 김원우를 잘 아는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원래 김원우는 곽지민을 아주 싫어했기 때문이다. 같이 앉는 건 고사하고, 파티나 모임 같은 곳에서는 마주치는 것조차 꺼렸다.
오늘 해가 서쪽에서 뜨려는 걸까?
곽지민은 샴페인 잔을 든 채 눈썹을 추켜세웠다. 김원우가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에 가장 놀란 사람은 바로 곽지민이었다.
‘김원우 오늘 뭐 잘못 먹었나?’
김원우가 자리에 앉아 직접 차를 따르려던 순간, 유경욱이 선수를 쳤다.
“원우 씨, 오늘 이렇게 얼굴도 비춰줬는데 직접 술을 따르게 할 수 없지.”
말을 마친 유경욱이 일어나 김원우에게 술을 따라주려 했다.
김원우가 손을 들어서 막았다.
“운전해야 해서. 차 마실게.”
이쪽 업계에는 억지로 술을 권하는 문화가 없었기에 유경욱은 별말 없이 김원우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
차를 건네받은 김원우는 곽지민을 향해 몸을 돌렸다.
“내 결혼식 때 못 왔으니 오늘 술 대신 차로 한잔하지.”
곽지민은 영문도 모른 채 김원우와 잔을 부딪치며 오늘 김원우가 왜 이러는지 골똘히 생각했다.
‘설마 송정호 일 때문에 저러는 건가?’
하지만 김원우는 송정호의 일은 돈으로 해결했으니 다른 건 필요 없다고 분명히 말했었다.
곽지민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김원우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목소리를 살짝 높여 말했다.
“곽 변호사, 아내가 결혼식 날 아주 기뻐했어. 고맙다.”
김원우는 ‘아내’라는 단어에 유독 힘을 주어 말했다.
곽지민은 그제야 김원우의 의도를 대강 파악했다. 결국 아내 자랑을 하러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군.’
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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