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하윤미는 조이안과 함께 떠나겠다며 의리를 지키는 듯 말했지만 사실은 김원우의 분노의 화살이 자신에게 향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잔뜩 위축된 채 김씨 일가를 떠났다.
구석에는 송서아와 김원우, 단둘만 남았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묘하게 변해갔다.
송서아는 들고 있던 선물을 건네며 먼저 입을 열었다.
“김원우 씨, 이건 저희 엄마랑 제가 준비한 선물이에요. 생일 축하해요. 아, 그리고 저희 아빠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예의를 갖추는 게 좋을 듯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예의 바른 태도는 김원우에게 오히려 형식적인 인사처럼 느껴졌다.
‘기분 별로네.’
김원우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캐치한 그녀는 혹여나 무슨 말실수를 한 건 아닌지 곱씹어 보았다.
사실 그녀는 박씨 일가에서 이런 습관이 생겨버렸다.
민채원은 남편을 일찍 여의고 매사에 민감한 편이다.
송서아가 박씨 일가에서 저도 모르게 실수를 할 때면 민채원은 대뜸 불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송서아가 분위기를 어떻게 전환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김원우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선물을 건네받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여긴 사람이 많으니 저기 가서 좀 앉아있을까?”
김씨 저택의 홀에 앉아 있는 송서아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원우와 단둘이 만나는 것은 괜찮지만 그의 부모님 김태혁과 정연희도 계셨으니까. 소문에 의하면 두 분의 성격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높은 위치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이라 한 성격 하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그럴수록 송서아는 더 긴장할 따름이었다.
이렇게 불쑥 찾아와 선물을 건넨 것이 김씨 일가 사람들에게 자신이 김원우와 결혼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처럼 비칠까 봐 걱정되었다.
문득 아까 마당에서 조이안이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이혼한 데다 애도 못 낳는 여자라...
송서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쩌면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괜히 송씨 일가와 김씨 일가 두 집안에 모두 부담될 테니까.
선물을 건넸으니 송서아는 김씨 일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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