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호텔 지하 주차장.
김원우는 주차를 마친 뒤 송서아의 안전벨트를 풀어주기 위해 몸을 숙였다.
가까워진 거리 탓에 송서아는 김원우에게서 나는 묵직한 우디향을 선명하게 맡을 수 있었다.
문득 예전에 김원우의 생일 때, 최애라의 부탁으로 향수를 선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김원우가 그 향수를 쓰는 모습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생일 때 제가 선물한 향수, 그 뒤로 한 번도 안 뿌리신 것 같아요.”
송서아는 말을 뱉고 나서야 상대방을 탓하는 것처럼 들렸을까 봐 흠칫했다.
송서아는 서둘러 덧붙였다.
“제 마음을 드린 거지, 억지로 쓰라는 뜻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지금 나는 이 향이 훨씬 더 좋은걸요.”
김원우는 그날 급하게 의사를 불렀던 일을 떠올렸다. 쓰지 않은 게 아니라, 쓸 수가 없었다.
왜 쓸 수 없었을까?
송서아가 자신이 그 향수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송서아의 안전벨트를 풀어준 김원우가 나지막이 말했다.
“네가 준 향수가 제일 좋아. 다만 내가 향수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거야. 다른 향수는 쓰지 않아.”
김원우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척에 있는 눈부시게 잘생긴 얼굴을 보며 송서아는 순간 넋을 잃었다.
“향수 안 썼다고요?”
그럼 항상 맡았던 묵직한 우디향은 대체 어디서 나는 걸까?
김원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향수 안 썼어. 하지만 앞으로는 쓸 거야. 네가 선물해 준 걸로.”
송서아는 여전히 향의 출처를 고민하느라 김원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김원우는 안전벨트 때문에 생긴 송서아의 원피스 주름을 펴주고 있었다.
눈꺼풀을 내리깐 김원우의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선명하게 보였다.
‘어떻게 남자의 속눈썹이 저렇게 길고 풍성할 수 있을까? 정말 예쁘다.’
송서아는 어릴 때부터 긴 속눈썹으로 칭찬을 곧잘 들었지만 김원우 앞에서는 기가 죽을 정도였다.
송서아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원우 씨, 정말 잘생겼어요. 특히 눈이요.”
그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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