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화
하윤미와 조이안이었다.
조이안의 손에는 쇼핑백이 7~8개나 들려 있었다. 두 사람은 친구라기보다 조이안이 하윤미의 시녀에 가까워 보였다.
하윤미는 고고한 자세로 송서아를 정면으로 쳐다보지도 않고 곁눈질로 쏘아붙였다.
“원우 오빠는 이렇게 야하고 화려한 거 안 좋아해. 괜한 수작 부릴 생각은 접는 게 좋을걸.”
송서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악의가 상당했다.
조이안이 곧바로 거들었다.
“정말 줄 잘 잡았다고 김원우 씨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포기해. 김원우 씨는 넘볼 수 없는 사람이어서 누구한테 쉽게 마음 안 줘. 너 같은 애가 천박한 수법 써봤자 역겨워할 뿐이라고!”
역겨워할 뿐이라니.
송서아는 입을 삐죽이며 화를 내는 조이안의 모습이 우스웠다.
“두 사람이 우리 남편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나 보네?”
하윤미는 보잘것없는 집안 출신 계집애라 몇 마디 쏘아붙이면 어쩔 줄 몰라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송서아는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비꼬기까지 했다.
하윤미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역시 시집을 두 번이나 간 여자는 낯짝도 두껍다더니.”
“너!”
심소희가 앞으로 나서며 두 사람의 코앞에 손가락질했다. 어디서 굴러먹던 것들인지, 남에게 함부로 손가락질이었다.
송서아는 심소희를 막아서며 이 정도는 혼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내 낯짝이 아무리 두꺼워도 두 사람만 하겠어? 적어도 난 이렇게 대놓고 남의 남편 사생활에 대해 무례하게 떠들진 않거든. 우리 그렇게 친한가? 하윤미 씨.”
심소희는 자기 사촌 동생을 만족스럽게 쳐다봤다. 얌전해 보이기만 했는데 생각보다 말재주가 훨씬 좋았다.
조이안은 여전히 분이 안 풀리는지 입을 삐죽이며 하윤미를 감쌌다.
“윤미는 당연히 너랑 안 친하지. 너 같은 급이랑은 어울리지도 않으니까. 하지만 윤미는 김원우 씨랑은 친하다고!”
송서아가 차갑게 웃었다.
“아? 그럼 너랑은 친한가? 너무 친해서 하인처럼 부려 먹는 건가?”
말을 마친 송서아는 조이안의 손에 들린 쇼핑백들을 힐끗 내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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