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화
“응?”
송서아는 살짝 겁을 집어먹었다. 
‘언제 좋다고 말했단 말인가? 벌써 장소를 고를 때가 되었나?’
겉으로는 송서아에게 장소를 선택하게 하는 듯 보였지만 송서아가 어떤 소리를 내기도전에 몸에 걸치고 있던 실크 잠옷이 어깨 아래로 미끄러져 내렸다.
송서아의 입술은 이미 봉인된 상태라 그저 손가락을 들어 침대를 가리킬 수밖에 없었다.
김원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검은 꿍꿍이를 숨긴 눈빛으로 말했다. 
“선택이 늦었어.”
김원우는 몸을 기울여 올라섰고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송서아는 그저 김원우의 얕은 기복을 따라 움직일 뿐이었다.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김원우는 송서아의 귓불을 가볍게 깨물며 속삭였다. 
“네가 어떤 모습이든, 혹은 어떤 색의 옷을 입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너이기만 하면 돼.”
송서아는 그저 김원우가 감정에 취해 무심코 내뱉은 말이라고 여겼다. 
송서아는 자신이 그 정도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설령 매력이 있다 해도 불과 며칠 만에 김원우가 알아챌 리 없었다.
사촌 언니의 충고를 떠올리자 송서아는 문득 자신이 좀 더 적극적이고 과감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했다. 
하지만 이미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 인제 와서 어떻게 과감해진단 말인가.
곰곰이 생각하던 송서아는 이토록 무르익은 순간에 김원우가 그런 간지러운 말을 한다면 자신도 김원우에 맞춰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송서아는 김원우의 방식을 흉내 내 김원우의 귀를 살짝 깨물고는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사랑해요, 원우 씨.”
이것이 송서아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능동적인 표현이었다.
김원우의 몸 전체가 순간 멈칫했다. 
감정이 격렬하게 폭발하며 김원우의 흥분은 새벽녘까지 멈출 줄 몰랐다.
송서아는 뒤늦은 후회로 가득했지만 후회하기엔 이미 늦은 일이었다. 
김원우의 눈이 충혈된 모습은 도저히 말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김원우가 그녀를 휘몰아칠 때 김원우는 송서아의 입술 가까이에 귀를 가져다 대고는 명령이면서 동시에 갈구하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