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송서아는 차에서 내렸다. 
송서아를 태워다 준 고급 세단이 사라진 뒤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카톡으로 이야기를 나누던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막 전화라도 걸어볼까 싶던 참이었다. 
그때 문득 옆에서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아 선배!”
송서아는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누구시죠?”
“저 선배 후배예요! 곽지민 변호사님이 절 소개해주셔서 선배와 카톡으로 연락하던 사람이바로 저예요!”
송서아는 어리둥절했다. 
“곽 변호사님이 분명 남자라고 하셨는데...”
유지하 역시 당황한 표정이었다. 
이렇게 긴 머리에 어디 하나 남성적인 구석이라곤 없는, 갓 졸업한 듯한 풋풋한 여대생이건만 어째서 남자라고 했을까.
“곽 변호사님이 농담하신 거겠죠?”
송서아는 눈썹을 찌푸렸다. 
이 농담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송서아가 일하러 왔다는 사실이었다. 
벌써 작업 시작 시각이었고 서둘러 일에 몰두해야 했다.
“내가 맡을 벽은 어느 쪽이야?”
유지하는 송서아가 이토록 빠르게 일 상태로 전환하는 것에 놀랐다. 
과연 경원 미대의 전설적인 인물다웠다.
“선배, 아직 사람들이 다 도착하지 않았어요. 일단 모두 모이면 간단히 회의하고 분업을 확실히 정한 다음에 작업을 시작할 거예요.”
송서아는 시계를 보았다. 
이미 시작 시각이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후 삼십여 분 동안 젊은 얼굴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유지하는 잔뜩 신이 난 목소리로 소개했다. 
“모두 우리 경원 미대 3학년 학생들이에요. 그리고 이분이 바로 송서아 선배입니다.”
그 젊은 무리 속에서 송서아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 있는 이들이 모여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재벌 2세한테 기대서 졸업도 전에 결혼했다며. 한때는 정말 대단했는데,지금은 저 꼴이 됐다니.”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나지막이 물었다. 
“저 꼴이라니, 어떻게 됐는데?”
경멸이 담긴 목소리가 송서아의 귓가로 파고들었다. 
“그 재벌 남편이 비행기 사고로 죽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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