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화
저택으로 돌아온 송서아는 김원우가 올린 글을 발견하고 순간 자리에 굳어버렸다.
[우리 부인께서 날 먹여 살리시겠다네?]
짧은 문장 아래에는 송금 내역의 캡처가 덧붙어 있었다.
송서아는 그게 이해할 수 없는 농담처럼 느껴져 곧장 이 소식을 심소희에게 전했다.
심소희의 답장은 무척이나 빨랐다. 그녀가 헛웃음 치며 자판을 두드렸다.
[이렇게 노골적인 애정 표현을 아직도 몰라? 서아 너 바보야?]
언니의 답장을 읽은 송서아가 억울한 얼굴로 핸드폰을 내려다봤다.
‘감정 지능은 좀 낮아도 지능 지수는 괜찮은 편인데...’
낮게 중얼거린 송서아의 얼굴에 혼란스러운 빛이 어렸다.
하지만 그 캡처 화면은 이미 그녀의 손을 떠난 뒤였다. 김원우가 쏘아 올린 작은 불꽃은 심소희의 친구들을 거쳐, 결국 박씨 가문에까지 닿았다.
촛불이 은은히 흔들리는 넓은 식탁 위에 산해진미가 펼쳐져 있었다. 경원타워에서 못한 식사를 저택에서 하기로 한 것이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허가윤의 웃음소리가 유난히 높았다. 몇몇 친구들이 전해준 송서아의 근황 때문이었다.
친구들이 보내온 사진에는 송서아의 송금 기록이 담겨 있었는데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 소식을 박씨 가문의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 심지어는 이곳에서 일하는 고용인들에게도 지금 송서아의 처지를 알려주고 싶었다.
“어머님, 그거 들으셨어요? 송서아 걔, 이제 밖에 나가서 돈 벌어 그 남자를 먹여 살린대요. 어떠세요? 이제 마음이 좀 풀리셨어요?”
허가윤의 말에 민채원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유준이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맞아요, 서아 씨 요즘 밖에서 그림 그리면서 돈 벌고 있대요. 살림이 꽤 어려워졌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설마 그 남자가 서아 씨한테 얹혀살 줄은 저도 몰랐어요.”
그 쐐기 같은 말에 민채원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번졌다.
“흥, 김씨 가문을 떠난 여자에게 어울리는 결말이로구나. 결국 혼자 밥벌이까지 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하다니.”
민채원이 고용인에게 손짓하며 샴페인을 가져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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