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화
서현우는 처음에는 분명 심소희가 폭발할 거라고 생각했다. 동생을 위해 김원우에게 달려가 따지고 난리를 칠 줄 알았지만 예상과 달리 심소희는 너무나도 조용하고 차분했다.
너무도 믿기 힘들 정도였다. 평소에는 서현우만 보면 소리를 치며 사자처럼 달려들던 여자가 지금은 잔잔한 물결 같았으니까.
룸 안의 흐릿한 조명 아래에서 심소희에 눈에 담긴 것은 술에 취해 쓰러진 김원우와 그런 김원우를 정성껏 보살피는 젊은 여자였다.
가만히 지켜보던 심소희는 입꼬리를 올려 피식 웃다가 서현우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원우 씨가 많이 취한 것 같으니까 인사는 다음에 하죠.”
말을 마친 그녀는 이내 반대편 복도를 가리켰다.
“전 일행이 기다려서 먼저 가볼게요.”
서현우는 술에 취한 김원우와 점점 멀어지는 심소희의 뒷모습을 번갈아 보았다.
‘만약 저 여자가 돌아가서 서아 씨한테 방금 본 걸 전부 얘기한다면... 그러다가 가뜩이나 둘 사이에 뭔가 있어 보이던데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면 어떡하지...'
서현우는 알고 있었다. 김원우에게 있어 송서아가 어떤 존재인지를. 만약 둘 사이에 괜한 오해가 생긴다면 모두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
결국 짧게 욕설을 읊조리고는 다급하게 나와 심소희를 붙잡았다.
“잠깐만요!”
희미한 복도 조명 속에서 서현우의 모습은 마치 소설에서 튀어나온 망나니 귀족 도련님 같았다. 도도하고 약간의 건들거림이 묻어 있었으니 말이다.
심소희는 미간을 구기며 의아하다는 듯 서현우를 보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떨구어 그에게 잡힌 손목을 보았다.
“저희, 친한 사이도 아닌 거로 아는데요?”
비록 그가 김원우의 친구라지만 그녀와는 겨우 두 번 마주쳤을 뿐인데 이렇게 함부로 손목을 잡는 건 선 넘는 행동이었다.
“제 이름은 서현우예요.”
서현우는 현재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심소희를 붙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마음이 급할수록 아무런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심소희는 처음부터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행동까지 하니 지금은 더 싫어졌다.
결국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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