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화
송서아는 사람의 발길이 끊긴 외진 곳의 낡은 집에 갇힌 지금 같은 위급한 순간에 그녀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이라는 것을 속으로 분명히 알고 있었다.
설령 자신의 힘으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해도 적어도 시간을 벌어야 했다.
그래야만 구원의 빛을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진실한 눈빛으로 허가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늘에 맹세코 나는 절대 유준 씨와 박씨 가문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유준 씨가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거나 사랑하는 게 아니라고. 만약 유준 씨가 나를 사랑했다면, 죽음을 가장하지도 않았을 거야. 유준 씨는 그냥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싶어 할 뿐이지. 우리는 모두 박씨 가문의 희생양에 불과해...”
허가윤은 순간 멍해졌다.
‘솔직히 말이 되긴 해. 하지만 그게 지금 무슨 소용이 있어?’
그녀는 경멸 어린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네가 박씨 가문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 나는 시체만은 박씨 가문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것만 믿을 뿐이야! 네가 죽기만 하면 모든 게 깔끔하게 끝나는 거라고!”
그사이 허준하는 집 안팎에 휘발유를 골고루 뿌려 놓은 상태였다.
코를 찌르는 휘발유 냄새에 송서아는 얼굴을 찌푸렸다. 목 안까지 칼칼하게 올라오는 그 역한 기름 냄새에 숨이 턱 막혔다.
허준하는 라이터를 허가윤에게 건네며 비웃었다.
“이런 년이랑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지금 저년이 무슨 소리를 해도 다 살려고 내뱉는 거짓말이야! 박씨 가문에 안 돌아가고 싶다니? 헛소리 집어치워! 박씨 가문은 경원시에서 꽤 이름난 부잣집인데, 그 집 사모님이 되는 걸 마다할 년이 어디 있어? 우릴 속일 생각이지? 꿈 깨!”
송서아는 두려움에 온몸이 굳어버렸다. 등골이 오싹할 만큼 차가운 공포가 속에서부터 꿈틀거리며 퍼져 나갔다.
그녀도 구해 줄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너무나 희박하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
‘혹시... 허가윤에게 아직 이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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