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화
허가윤은 마치 길거리를 떠도는 들개 같았다.
박씨 가문은 외면했고 허씨 가문은 버렸다.
화상이 심한 그녀는 핸드폰을 움켜쥐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몸의 아픔은 마음의 상처보다 나았다.
그녀는 두 가문 모두에게 버림받은 들개 신세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적으로 생각하는 송서아 앞에서 체면을 구기는 굴욕까지 당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송서아는 거의 기절할 듯이 화에 부풀어 오른 허가윤을 흘끔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치 죽어도 굴하지 않는 바퀴벌레 같아서 이런 상황에서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
“내가 박씨 가문의 아이를 다시 임신하면, 박씨 가문 사람들은 나를 다시 아껴줄 거야. 허씨 가문 사람들은 더 아껴줄 거야.”
송서아는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허가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자신이 비참하다는 걸 모르겠어?”
허가윤의 비참함은 박씨 가문에 대한 의존에서 비롯되었다.
박씨 가문의 총애를 등에 업은 그녀는 그 힘으로 자신의 친정에 사랑받으려 했다.
완전히 뒤틀린 인생이었다.
송서아가 보기에 허가윤은 어리석지 않았다.
어쨌든 그녀는 박유준이 박서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나도 멍청했다.
상황을 알면서도 자신을 속이며 위안을 찾았다.
허가윤이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박씨 가문이 이런 짓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아이뿐이라는 증거였다.
단단한 아이, 흐르는 배.
아이는 평생 임신할 수 없는 법이다.
이 아이가 태어나든 죽든 허가윤의 운명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허가윤, 사람은 환상 속에서만 살 수 없어. 상상만으로 버티려 하지 말아야 해. 지금, 이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면 앞으로의 삶은 더 고통스러울 거야.”
허가윤은 비록 온몸이 비참함으로 가득했지만 고개를 쳐들며 버티고 나섰다.
“네 동정 따위 필요 없어! 당장 내 병실에서 나가!”
송서아는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내가 너를 동정하는 줄을 네가 어떻게 알아?”
그녀는 남을 무조건 용서하는 성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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