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화
송서아는 고개를 숙여 팔을 내려다보았다.
송서아는 쿨톤의 흰 피부라 조금만 세게 잡아도 쉽게 붉어지는 편이었다. 지금 팔은 꽤 험악해 보였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김원우의 표정은 먹구름이 잔뜩 낀 듯 어두웠다. 검은 눈썹은 굳게 찌푸려져 있어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
김원우는 방금 했던 질문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
“왜 그 사람들한테 김씨 가문 사모님이라고 말 안 했어?”
송서아가 입술을 깨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말해도 아무도 안 믿을 테니까요.”
김원우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 잘못이야. 네 아버지 일이 잘 처리되고 나면 우리 관계를 공개해야 했는데.”
송서아의 눈꺼풀이 살짝 내려앉았다. 풍성한 속눈썹이 눈 밑에 그늘을 만들었다.
그 모습이 서늘하면서도 외로워 보였다.
“차라리 공개 안 한 게 다행이네요.”
송서아는 나지막이 말했다.
“이혼하게 됐는데 또 해명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 관계는 비록 세상에 알려진 적은 없었지만 덕분에 이혼할 때 여론에 시달릴 필요는 없다는 장점은 있었다.
김원우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감정을 읽을 수 없게 되었다.
“왜 거기 서 있어? 앉아서 얘기하자.”
송서아의 자세가 살짝 굳어졌다. 확실히 김원우의 책상 앞에 서 있는 것은 부적절했다.
누구에게나 사적인 영역은 있는 법이다. 하물며 상대는 김원우였다. 사생활은 물론, 회사의 기밀 같은 것들이 있을 텐데 자신이 봐서는 안 될 것들이었다.
송서아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화병에 꽂힌 꽃이 너무 싱싱해서 향기 좀 맡으려고 다가왔어요. 당신 책상이라는 걸 미처 생각 못 했네요.”
김원우는 먼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김원우는 이어서 말했다.
“네가 좋아하면 꽃집에 시켜서 매일 별장으로...”
말하던 김원우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습관적으로 말을 이어가려 했지만 지금 상황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분위기는 더욱 어색해졌다.
송서아는 먼저 소파 쪽을 가리켰다.
“그럼 앉아서 얘기해요.”
송서아는 손님용 소파에 앉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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