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화
고개를 숙인 송서아의 얼굴을 보자, 김원우는 심장을 누군가에게 세게 쥐어짜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심장이 계속해서 경련했다.
김원우가 겨우 입술을 떼었다.
“괜찮아. 묻고 싶은 건 뭐든지 물어봐도 돼.”
그 말을 들은 송서아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무엇이든 물어봐도 된다고?
송서아는 사실 김원우에게 묻고 싶었다. 자신과 결혼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제 와서 이혼하려는 이유는 또 무엇인지.
하지만 말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다시 안으로 삼켜졌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의 말 중에는, 예의상 하는 말,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말이 있다. 만약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무엇이든 다 물어본다면 그건 제 얼굴에 먹칠하는 꼴이 될 것이다.
송서아는 살짝 미소 지으며 김원우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김원우의 눈동자에는 부서진 별 조각들이 담겨 있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아니요, 더 물어볼 거 없어요.”
말을 마친 송서아는 몸을 돌려 서둘러 집무실 문을 나섰다.
문을 나서고 나서야 겨우 거친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송서아는 김원우의 전용 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 도착하니 아까 자신을 곤란하게 했던 안내 데스크 직원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낯선 얼굴의 직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두 사람, 어떻게 된 걸까?
송서아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빌딩 밖으로 향했다. 아까 자신을 끌고 나가려던 경비원들도 보이지 않았다.
송서아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김원우가 자신 때문에 그들을 해고한 건 아닐까?
생각이 스치자마자 송서아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언제부터 이렇게 자아도취에 빠졌을까?
자신이 김원우의 마음속에서 그렇게나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김원우가 뭐 하러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겠는가.
이제 막 12시가 된 시각이었다. 구청이 문을 열려면 아직 두 시간 남짓 남았다. 송서아는 김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가 짐을 모두 정리했다.
드레스룸에 걸린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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