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화
오히려 취기가 확 올라왔다. 송서아는 정신이 몽롱한 채로 복근남의 손을 붙잡고 객기를 부렸다.
“마셔! 한 잔이 뭐야, 한 잔 더!”
김원우는 위험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한 잔 마시고는 비틀거리는 여자를 보자 화가 치밀면서도 마음속에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
김원우가 깊은 목소리로 불렀다.
“서아야.”
송서아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듯했다. 송서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복근남을 쳐다보았다.
남자는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송서아는 의아하고 궁금해서 손을 들어 남자의 입술에 대보았다.
“이상하다, 네가 부른 게 아니네!”
김원우의 눈에서 불꽃이 튈 지경이었다. 송서아의 손이 다른 남자의 입술에 닿아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김원우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렸다.
송서아는 복근남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왜 이렇게 익숙한 향기가 나지? 설마 너도 그 사람이랑 똑같은 향수 써?”
김원우는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송서아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복근남의 입술 위에 놓인 송서아의 손을 부드럽게 떼어냈다.
송서아는 뒤늦게 고개를 돌렸다. 마침 스포트라이트가 이쪽을 비추는 바람에 순간 눈이 부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스포트라이트가 다른 곳으로 옮겨 가고, 눈이 어둠에 서서히 적응하고 나서야 송서아는 비로소 김원우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심소희였다.
비록 사촌 동생과 제부가 이혼할 예정이기는 하지만 상대는 김원우였다. 평범한 사람도 체면을 중시하는데 저렇게 대단한 인물은 오죽하겠는가.
송서아가 남자 호스트를 부른 것을 봤으니 분명 자존심이 상했을 터였다. 그러니 저렇게 표정이 험악할 수밖에.
심소희는 먼저 나서서 분위기를 수습했다.
“저기, 김원우 씨. 호스트는 제가 불렀어요. 그냥 같이 술이나 마시려고 한 거지 다른 뜻은 없어요.”
김원우의 시선이 심소희에게로 옮겨 갔다. 김원우는 방금 전의 분노를 거두었다.
“네, 알아요. 괜찮습니다.”
괜찮으면 됐다.
심소희는 마음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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