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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박유준은 잠시 얼이 빠진 듯 멍하니 물었다. “김 대표님, 혹시 저희 어디서 만난 적 있습니까?” 김원우는 비죽 웃으며 대꾸했다. “어쩌면요? 잘 모르겠습니다. 왜 그러시죠?” 순간, 스스로 엉뚱한 질문을 했다는 걸 깨달은 박유준은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이번 프로젝트에 있어 기명 그룹이 경한 그룹보다 훨씬 적합하다는 건 업계 모두가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꾸신 겁니까?” 그때 김원우의 시선은 전혀 다른 곳에 머물러 있었다. 벽에 걸린 송서아의 유화를 바라보며 그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역시 전교 수석으로 북경 미술대학에 입학한 재능은 다르구나.’ 짙은 어둠 속에서 피어난 하얀 꽃, 그 그림은 묘하게 눈 부신 빛을 머금고 있었다. 김원우는 생전 처음으로 꽃을 보고 ‘찬란하다’라는 표현을 떠올렸다. 곧, 그는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어쩌다 내가 이런 사람을 눈여겨봤을까?” “김 대표님?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죄송합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박유준이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김원우는 그림에서 시선을 거두고 느슨하게 소파에 몸을 기댔다. “기명 그룹이 경한 그룹보다 적합하다고요? 글쎄...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박유준은 다급하게 맞받았다. “아닙니다, 확실히 저희가 더 적합합니다. 만약 대표님께서 의구심을 가지신다면 저희 쪽에서 전면적인 비교 자료를 준비할 수 있습...” “필요 없습니다.” 김원우는 박유준의 말을 가차 없이 끊어버렸다. “전 사람 대 사람으로만 협력하지, 짐승과는 손잡지 않습니다. 적어도 경한 그룹의 대표님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사람이니까요.” 그 말에 박유준은 순간 얼어붙었고 비서의 휴대폰을 쥔 채, 무려 십여 초 동안이나 아무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김원우는 기다려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에게 박유준 같은 인물은 굳이 상대할 가치조차 없었다. “아, 그리고 들으니 김해 그룹에서 소동을 벌이겠다더군요? 마음껏 해 보시죠. 저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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